[핵오염수 백화(百禍)사전] ➅ 북한은 오염수를 OO라 불러

일본의 해양 투기 '위험한 물'을 뭐라고 부르는 게 옳을까?

일본은 처리수, 타이완은 핵폐수·폐수·핵오수 등으로 불러

2023-06-25     이승호 에디터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온갖 핵물질이 포함돼 있다. 어떤 물질은 생물학적 유전자 손상까지 가져온다. 백가지 화를 불러올 백화(百禍) 물질이 아닐 수 없다. 오염수 문제에 관한 한 ‘모르는게 약’일 수 없다.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알아야 대처할 힘이 나온다. [편집자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 죽음의 탄생’ (조아진 작)

“울산의 민주당 당원이 핵 오염수라고 해서 고발당했다던데 아예 핵 폐수라고 불러야겠다. 핵 물질을 싸고돌았던 지하수는 명백하게 핵폐기물로, (이를) 핵 폐수라고 했으니 제가 고발당할 차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부평역 인근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한국 정부의 친일적 대응을 규탄하며 한 말이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 오염수라고 표현한 민주당 울산시당 당원을 고발하겠다고 성명을 내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일본이 바다에 버릴 예정인 ‘위험한 물’을 어떻게 표현하는 게 옳을까. 한국 정부는 오염수를 공식 용어로 사용한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원전 오염수라고 쓰고 있다. 이른바 진보 언론도 매한가지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알프스) 처리수라는 말을 쓴다. 기시다 총리도 처리수라는 말을 쓴다. 국민의힘에도 오염 처리수라고 쓰자고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다. 성일종, 한무경 의원 등이다.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처리수라고 쓰고 있으니 그게 맞다는 것이다. 그러나 IAEA는 잘 알려진대로 일본 정부와 ‘밀착 관계’에 있는 기구일 뿐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포함한 남태평양 도서국 16개국의 지역 협의체 PIF는 후쿠시마의 ALPS 처리된 핵 폐수라고 쓴다.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G7 국가들은 일본을 따라 (알프스) 처리수라는 말을 주로 쓴다.

미국과 서방 언론은  처리된 폐수(treated wastewater), 방사성 물(radioactive water), 처리됐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treated but still radioactive water), 처리된 방사성 물(treated radioactive water), 처리된 후쿠시마 물(treated Fukushima water) 등 다양한 표현을 동원한다. 오염된 후쿠시마 물(contaminated Fukushima water), 후쿠시마 물(Fukushima water)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중국의 경우 신화통신과 신화일보는 핵 오염수를 쓴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핵폐수·폐수·핵오수 등으로 쓴다. 러시아는 폐수나 방사성 물이라고 쓰지만 그냥 물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북한은 핵 오염수라고 쓴다.

언어학자 벤자민 리 워프는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결정하고 주조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므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일본이 바다에 투기하려는 위험한 물을 뭐라고 부르는 게 옳을까?라는 질문이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도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하지 않았나.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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