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 증가 41만명뿐…그중 40만명이 60대 이상

경기부진 여파로 8개월째 둔화…증가 규모 22개월새 최소

실업자 다시 100만명대… 취업자 증가분 97% 60세 이상

취업 30대, 50대는 소폭 증가…20대, 40대는 되레 감소

정부 "다음달 이후도 취업자 수 증가폭 더 둔화할 가능성"

2023-02-15     유상규 에디터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1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 규모가 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이 가운데 40만명은 60대 이상이 차지해 20~50대는 세대별로 증가 폭이 미미하거나 감소했다.

◇ 취업자 증가 규모 작년 5월 93만명 이후 계속 줄어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6만 3000명으로 작년 1월보다 41만 1000명 늘었다. 이 같은 증가 규모는 2021년 3월(31만 4000명)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작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5월 93만 5000명 이후 계속 증가 폭이 작아지고 있다. 작년 12월 50만명에 턱걸이(50만 9000명) 했던 증가 규모가 새해 들어 40만명 대로 더 줄어든 셈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증가세 둔화는 작년 1월 취업자가 113만 5000명이나 늘었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작년 2월의 증가 규모도 103만 7000명에 이르고 있어 증가 규모의 둔화를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대부분인 97.3%가 60세 이상(40만명)이었다.

30대와 50대는 각각 1만 7000명, 10만 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대 이하와 40대는 각각 5만 1000명, 6만 3000명 감소했다. 20대 이하는 작년 11월부터 3개월, 40대는 7개월 연속 줄었다.

통계청은 청년층(15∼29세)과 40대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인구 감소가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6.1%, 40대 고용률은 77.4%로 각각 1년 전보다 0.4%포인트(p), 0.2%포인트 상승했다.

◇ 제조업 취업자 15개월만에 감소…수출 부진 여파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21만 4000명)과 보건·사회복지업(22만명)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금융·보험업에서도 1만 6000명 늘어 2021년 12월(2만 5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3만 5000명 줄어 2021년 10월(-1만 3000명)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 부진 등 경기 위축이 고용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소매업(-6만 1000명)과 건설업(-3만 9000명), 운수창고업(-5만 1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취업 시간별로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2만 8000명 감소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47만명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57만 5000명 증가했다. 임시근로자는 5만 2000명, 일용근로자는 7만명 각각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5만 4000명 늘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만 5000명 줄어 4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자료제공 : 통계청

◇ 1월 실업자 102만명…고용률은 67.8%

지난달 실업자 수는 102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9000명 줄었지만, 작년 1월(114만 3000명) 이후 1년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었다.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내렸다. 2014년 1월(3.4%)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13만 9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18만 1000명)와 재학·수강 등(7만 5000명)에서 줄었으나, 가사(8만 6000명), '쉬었음'(8만 4000명) 등에서는 증가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3.2.15 연합뉴스

◇ 취업자 증가폭 둔화 계속될 전망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다"며 "이달 실내 마스크 의무 조치에 대한 조정 등 일상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기저효과와 함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큰 호조를 보였던 고용시장은 올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작년 81만 6000명 늘었지만, 올해는 증가 폭이 10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하반기보다 더 적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부에서는 하반기가 더 부진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 김시동 인력정책과장은 "지난해 고용시장의 이례적 호조에 따른 기저 영향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경기둔화·생산연령인구 감소 등 하방 요인이 있다"면서 "2월부터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둔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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