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대장동 특검" 다시 꺼낸 민주…'조금박해' 비판 고조

이재명 '줄소환'에 대검 항의 방문…"사법살인"

"특검 통해 김건희 모녀 주가조작 반드시 규명"

대장동 특검도…"윤석열 부친 집 매입 등 규명"

'조금박해'와 이상민‧박영선‧박지현 등 도마에

"장애물" "청개구리들" "못된 정치 배우지 말라"

2023-01-17     김호경 에디터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위원장과 원내대표단 등이 17일 오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검찰이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 조사 통보를 하자 민주당 측 반발과 저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최은순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도 경고하고 나섰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직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를 위한 하수인으로 정치검찰이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야당의 반응은 절박해질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검찰의 편파‧표적 수사를 이재명 대표 개인의 사정으로 치부하는 '내부의 적'에 대한 당내 비판도 함께 고조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16일 이 대표 측에 배임,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오는 27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조사받은 지 불과 엿새 만이다.

검찰은 이밖에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등 이 대표와 관련한 10여 건의 투망식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3개부, 수원지검 4개부, 성남지청 1개부 등 8개 부서 60여 명의 검사가 매달려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를 릴레이식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법정으로 가기도 전에 정치적 타격을 반복해서 가하고 국민들과 재판부 측에 유죄 심증을 심어주려는 의도적 '줄소환'이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TF' 위원들은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한편 김건희 씨 주가조작 수사를 강력 촉구했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오로지 선거에 패배한 정적을 죽이려고 윤석열 검찰이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쯤 되면 법의 외관을 빙자한 사법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 정부 인사와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 탄압 수사는 전방위·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는 면죄부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를 둘러싼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이 224여건인 반면, 김건희 여사 관련 압수수색은 지난해 10월 기준 단 한 건도 없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조직적 증거인멸 과정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검찰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검사 개개인의 위법이 아니라 검찰의 조직적 증거인멸 움직임이 포착될까 두려운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대검 항의 방문을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박범계 의원이 송강 부장 외 4명이 배석한 자리에서 유감을 표명했다"며 "야당 대표에 대한 사상 초유의 먼지떨이 기획 수사를 문제 제기하고, 친윤 검사들의 이런 모습을 국민께서 과연 올바른 사법행위로 보겠느냐 등의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설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올라올까봐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망신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 없는 모습"이라며 "내 편은 무조건 덮고 가리면서, 상대편은 없는 혐의까지 만들어내 옭아매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가히 조작 수준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권력의 입맛에 맞춰 검찰이 수사권을 조자룡 헌 칼 쓰듯 남용하는 윤석열 정권은 헌정사에 유례없는 무도한 검찰 독재 정권"이라며 "검찰이 이중잣대로 불공정한 정치 수사를 계속한다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김건희 여사 모녀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반드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연이은 정권의 안보 참사, 외교 참사와 경제 무능이 설 밥상에 오르려 하자 야당 대표 소환으로 이를 덮으려는 명백한 검찰의 야당 정치탄압"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집권 이후 오직 문재인 정부 흠집 내기와 이재명 대표 때려잡기에만 올인하고 있다. 참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는 문이 열릴수록 전직 검찰 핵심 간부 이름만 나온다. 현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이제라도 특검을 통해 왜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금 비리만 제외되었는지, 왜 김만배 누나는 윤석열 대통령 아버지 집을 매입해주었는지를 포함해 대장동 사업 곳곳에서 그 일당을 엄호했던 박영수 전 특검 등 검찰 간부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그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특별검사(특검) 카드도 다시 꺼내들었다. 일방적 수사와 언론플레이에만 의존하는 검찰은 전혀 신뢰할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대장동 특검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대장동과 관련한 모든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비정상인 수사 행태를 계속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위원장과 원내대표단 등이 17일 오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는 이른바 '조금박해'로 상징되는 인사들의 '내부 총질'에 대한 불만과 비판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인물은 조응천‧박용진‧이상민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상민‧조응천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 등이 소위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문제삼으며 이 대표와 당을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대해 "오히려 그런 발언들이 분리 대응을 막아서고 있는 가장 첫 번째 장애물,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지도부이기에 거의 매일 이 대표를 만나고 있고 (분리 대응에) 공감하는 분도 이 대표 본인"이라며 "그래서 얼마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추경을 해서라도 해결해야 된다', 또 북한 무인기 문제 등 여러 가지 터져 나오는 현안들에 대해서 계속 공개 발언을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박영선 전 장관이나 조응천 의원의 그런 발언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까 오히려 현안에 대한 대표의 발언들이 계속 묻히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본인 수사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분리 대응해야 된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야 된다' 라는 발언들이 저희 당을 계속 그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은 당 방침과 거꾸로 가는, 보수언론 입맛에 맞춤성 발언을 해주는 '청개구리들'이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내 일부 청개구리들이 계속 개굴개굴 운다고 비가 계속 오는 건 아니다. 비는 멈추고 햇살은 들게 돼 있다"며 곧 이재명 대표가 사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당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일만 있으면 거꾸로 가는 분들" "두세 명 정도인데 이들이 커 보이는 건 조선일보가 원하는 대로 OEM(주문자 맞춤) 방식으로 발언하기 때문" "그분들이 얘기하면 마치 (민주당 내부 의견이) 5대 5인 것처럼 비춰진다" 등 비판 발언을 이어가다 "이재명 대표가 돈 먹은 거 있냐, 왜 이렇게 야당 탄압하냐, 이재명 죽이기다, 이렇게 얘기하는 의원들이 훨씬 많은데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얘기하는 사람들 얘기가 마치 전부인 것처럼 포털에 (뉴스로) 다 걸린다"고 못마땅해했다.

김남국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라고 해서 여러 현안에 대해 완전히 다른 목소리가 나올 때가 있다. 이재명 대표가 무슨 사실이 있건 없건 간에 다른 결을 가진 어떤 목소리를 내는 분들은 분명히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그런 목소리가 바람직하냐라는 것"이라고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당내에 잡음이나 분열이 있는 경우에는 국민들이 외면을 한다. 결코 좋지 않은 목소리인데 언론에서는 이런 것들을 항상 키운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분열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면 언론에서 받아준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언론에 인터뷰 한 번 더 하는 게 과연 우리 당에 바람직하냐"고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줄곧 부각시키며 이 대표 혼자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고 했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양이원영 의원이 대표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양이원영 의원은 16일 아침 출근시간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검찰독재 야당탄압 친윤무죄 규탄'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게는 이재명 대표만 보이나 보다. 이재명 대표만 공격하면 언론 조명을 받을 수 있어서 그런가?"라며 '이태원 국정조사가 한참이고, 서울 하늘이 뚫리는 안보 참사가 발생했고,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우상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들의 활동이 안 보이나.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국방위 위원들의 활동도 안 보이나"라면서 "김태년 위원장을 비롯한 민생경제위기특위 위원들의 활동에도 관심이 없겠지요. 기후위기 대응과 원전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저를 비롯한 탄소중립위와 원전안전검증대책단 활동은 더더구나 관심없겠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이 고민했던 당원 중심의 정당민주주의, 정당개혁은 어떤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언론이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손쉽게 이슈화에 올라타 갈라치기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몸값 올리는 못된 정치를 배우지 말라"며 "무엇 하나라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더 좋은 정치를 위해 의제를 제시해보라. 안티 말고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못돼먹은 정치꾼으로 전락하지 않고 희망의 정치인으로 커 가길 바라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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