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신들" 안철수 "토착왜구"…집안싸움 점입가경

윤석열 당권 개입 속 나경원 출마 결심 굳혔나

여당 3·8 전당대회서 의외의 결과 나올 가능성

안철수·김기현, 누워서 침 뱉기 '토착왜구' 공방

2023-01-13     김호경 에디터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가고 있다. 2023.1.11.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2019년 12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고 했던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과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다.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이 지목한 '당신들'이나 '소음'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해 온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일부 당권 주자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노골적 당권 개입과 대통령실의 난타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잠시 소강상태였던 대통령실 및 친윤계 의원들의 '나경원 때리기'가 재개되고 한층 거칠어질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 공격의 빌미가 됐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해서도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면으로 공식 제출된 사직서는 인사혁신처를 거쳐 대통령실로 전달된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100만 명에 가깝고 최근에 유입된 당원들은 수도권 거주자와 20‧30대 젊은 층이 많아 3·8 전당대회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본질적으로 수구보수 정당의 집안싸움이긴 하지만 친윤계가 전폭 지원하는 김기현 의원이 아닌,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당심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이나 '민심 1위'인 유승민 전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윤 대통령과 긴장 관계가 형성되며 여당 내분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11일 인천시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3.1.11. 연합뉴스

한편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누워서 침 뱉기식의 '토착왜구' 공방을 벌이며 거칠게 충돌하고 있다.

김 의원은 12일 대구에서 '당심만으로 뽑힌 당 대표가 총선에서 호응을 받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한국 축구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 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 그게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정당했다는 주장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안 의원은 "김기현 의원 때문에, 그간 애정을 갖고 우리 당의 여론조사에 참여해준 국민들은 졸지에 일본 국민으로 강제 국적 변경이 됐다"며 "김기현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의 '토착 왜구'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 평소에 그렇게 윤심을 팔더니 정작 중요한 윤석열 대통령의 뜻은 읽지 못하는 듯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김 의원은 "토착왜구는 민주당이 우리 당 인사들을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할 때 즐겨 쓰는 혐오 용어"라며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절박한 상황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토착왜구는 너무 나갔다"고 반격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13일 서울 강남을 당협 간담회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두고 "공천연대이자 일종의 공포정치"라며 "사실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다시 맹비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도 "거기(김장연대)가 공천을 다 좌지우지하겠다, 여기에 합류하지 않으면 공천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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