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붕괴사회에서 초록문명 생명사회로!
“7개의 대형 태풍과 2개의 대형 지진”이라는 늑대
탄소국경 조정제. 미국 청정 경쟁법. EU 공급망 지침
UN의 ESG 공시 의무제. RE 100. 빅 테크-소버린 AI
중국 산업 경쟁력 한국 추월. 남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새로운 초록문명 전환과 전환경제 구축 외에 길 없다
읍면동 마을자치 생명살림 정치경제 시스템 구축
에너지 분산분권이 지역소멸 민생경제 재편 해법
산업화와 민주화를 30년 만에 이룬, 세계에서 유례없는 압축성장의 나라!
현생인류 초유의 0.72 저출산율과 지역소멸에 처한 압축붕괴의 나라!
위 문구가 나타내는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대한민국이다.
경제학자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3년여 전부터 “한국경제 붕괴위기가 온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증권가의 미래학자로 불리웠던 홍성국은 그의 저서 『수축사회 :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를 통하여 한국경제의 위기를 알렸다. 그러나 주류사회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아왔다.
이제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
“7개의 대형 태풍과 2개의 대형 지진”이라는
그런데 그것이 거짓이 아님을, 이제 진짜 늑대가 나타났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원로경제학자 김영호 경북대 명예교수(전 산업자원부 장관)는 2024년 10월 10일 지리산 실상사 강당에서 개최된 ‘흥부향약 포럼’에서 그 늑대의 실체를 “7개의 대형 태풍과 2개의 대형 지진”이라 지칭하였다.
여기서 7개의 대형 태풍은 유럽의 탄소국경 조정제, 미국의 청정경쟁법, EU공급망 실사 지침, UN의 ESG 공시 의무제, RE100, 혁신 단계를 지나 독점화 단계에 이른 빅 테크-소버린 AI를 의미하고, 2개의 대형 지진은 중국산업 경쟁력의 한국 추월, 남북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경제 앞에 한꺼번에 들이닥친 위기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이 위기를 잘 살려 문명전환과 새로운 전환경제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 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이룩한 압축적 성장이 압축적 붕괴 소멸사회로 접어들었다 함은 어떤 근거에서 하는 말일까? 첫째로는 현생인류 초유의 0.72 저출산율과 초고령화, 지역소멸에 처해 있음이다. 두 번째는 설상가상으로 화석연료 기반의 한국경제가 붕괴의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에는 비가역적일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다. 근대경제는 화석연료 기반 경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후 화석연료 기반 산업문명의 종식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의 대기업과 한국경제계는 이에 대한 대처가 너무 안이했고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한국경제 위기와 개인경제 위기가 급속히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왜냐하면 재생에너지 최하위권인 한국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탄소중립 요구 비용에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즉시 서둘러도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이 필요하다. 다극화 시대의 확장으로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이어졌던 미국의 특혜와 보호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몰락과 현대자동차의 인도 집중 등이 그 징표이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재벌 그룹사는 모두 희망퇴직, 구조조정,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앞으로 ‘자산’이 아주 많은 이들은 살아남겠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개인들은 적응에 필요한 3년 이상을 아주 고통스럽게 보내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갖게 하고 있다.
압축붕괴위기 앞에서
새로운 초록문명 전환과 전환경제 구축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상황에서는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을 직시하고, 민(民)은 민(民)의 차원에서 기업은 기업 차원에서 자구책을 만들고 정부는 정부대로 이 난국을 돌파하는 전략과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민(民)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직시해야 할 것은, 기후 위기와 인간 위기(불평등과 자살 등) 그리고 지역(공동체) 해체 위기와 같은 복합위기 앞에서 새로운 초록문명 전환과 전환경제 구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사상가인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회복력 시대』에서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인류가 생존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데 필요한 지침을 제시했다.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자연계의 파멸을 이끌었던 인류는 현재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아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한국에서 ‘추석’이 없어지고 ‘하석’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 등)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리프킨은 어떻게 대멸종을 피하고 삶을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문명사의 대전환을 주창하며, 위의 책에서 전환의 이행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물질 진보의 시대가 효율성에 발맞춰 행진했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회복력 시대는 적응성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의 이행은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판매자-구매자 시장에서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로, 선형 프로세스에서 인공두뇌 프로세스로, 수직 통합형 규모의 경제에서 수평 통합형 규모의 경제로, 중앙 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거대 복합기업에서 유동적인 공유로 블록체인을 형성하고 민첩한 첨단기술 중소기업으로, 지식재산권에서 오픈소스 지식 공유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삶의 질 지수(QLI)로, 부정적인 외부 효과에서 순환성으로, 지정학에서 생명권 정치학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경제 및 사회의 전면적 변화와 함께 일어날 것이다. 젊은 세대는 이미 성장에서 번영으로, 금융자본에서 생태자본으로, 소비자주권주의에서 환경책임주의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대의 민주주의에서 시민의회와 분산형 동료시민 정치로 전환하고 있다. 동일선상에서 공감과 생명애가 새로운 규범이 되면서 냉정하고 무심한 이성은 약화되고 있다.....”
인간 종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절망하고 있는 오늘날, 리프킨은 근본적으로 다른 미래에 대한 창을 보여주며 지구에서 다시 생명이 번성할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자며 회복력시대라는 대담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회복력 시대』에서 재야생화되어가는 지구를 통찰했다. 이러한 지구 상황은 첨단기술과 결합하며 네오 수렵채취 농업문명과 탈성장 성숙사회를 만들어 낼 것이다. 필자는 최근의 저서 『담대한 혁신사회플랜: 마을공화국 지구연방』에서, 이에 걸맞은 대안적 인류사회에 대한 서사적 사회상으로서 초록문명 생명사회(Eco-dream Society)를 제시했다.
동시에 지구질서를 마을공화국-마을연방민주공화국-마을공화국 지구연방 같은 3중체제로 재편해야 함을 주창했다. 거칠게 표현해 보면,초록문명생명사회(Eco-dream Society)는 에코(ECO) 정치경제학과 후기정보화 사회의 꿈과 감성과 영성의 드림 소싸이어티(Dream Society), 그리고 농산어촌과 도시의 연계공생 기반하에 인공지능·로봇·바이오·나노·청정에너지 등과 같은 첨단기술이 융합된 사회다. 즉 첨단기술과 적정기술, 농산어촌 기반 도농교류 공생의 15차 융복합 창의산업, 지역주민 공유경제 플랫폼, 풍류문화예술의 융합사회인 것이다.
초록문명 생명사회 실현과
읍면동 단위의 마을자치 생명살림 정치경제 시스템 구축
필자는 한국의 경우 초록문명 생명사회를 실현하려면, 적정성장 자유안정성 공평사회와 같은 징검다리 이행사회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붕괴 소멸 위기 앞에서 민(民)과 기업은 곧바로 직진하는 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民)과 기업의 자구책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과 전략 역시 중요하기 이를 데 없다. 왜냐하면 선진국 문턱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새로운 초록문명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국의 국가 행정체제는 농산어촌과 지역을 희생시키고 대도시를 키우며 고도성장을 지원하고 고효율을 조직하는 체제였다. 즉 고출산과 고도 경제성장의 시대에 최적화된 성장 중심의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 통치체제였다. 이제 한국은 압축붕괴 소멸위기 앞에서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거꾸로 저출산과 저성장시대에 최적화된 성장과 복지(분배)의 선순환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걸맞게 국가 행정체제도 읍면동을 기초자치체로 독립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직접민주주의 자치분권 민치체제를 정착시키며 기존의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 통치체제와 협치 융합하는 연방국가를 모색할 때가 왔다. 이러한 혁신적 국가체제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가운데,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하여 최우선적으로,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4km(15분거리 생활권) 정치경제 시스템, 즉 읍면동 단위의 마을자치 생명살림 정치경제시스템 구축이다. 이러한 시스템이야말로 아이 기르기 좋은 동네와 노인이 안심되는 마을 만들기에 최적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등 에너지 분산분권은
농산어촌 등 지역소멸 극복과 민생경제 재편의 모멘텀
두 번째는 8대 재벌이 독식하는 에너지 독점으로부터 재생에너지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 에너지 분산과 분권의 전환경제를 구축하고, RE100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 독점 기득권 카르텔의 해체, 그리고 분산형 전력시스템 도입, 에너지 분권 체제 구축,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읍면동 풀뿌리 단위에서의 에너지 자립마을의 실현이 필요하다. 한국에서의 에너지 독점구조와 에너지 독점 기득권 카르텔은 주로 공기업과 사기업인 대기업들이 에너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말한다.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가스공사, 대형 석유회사인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 오일뱅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과 같은 회사들이며, 이들 회사들이 우리나라 에너지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에너지 독점구조와 에너지 독점 기득권 카르텔은 가격 상승, 경쟁 제한, 신재생에너지 도입 저해, 경제적 불균형과 불공정, 소비자 선택권 제한 등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체제하에서 에너지가 안보산업이라는 이유로 정보접근권이 극히 소수에게만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점과 함께 에너지 독점시장의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으나 그 독점적 카르텔은 요지부동이다.
8대 재벌이 에너지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시대상황이지만 우선 추진해야 할 일은 태양광을 기반으로 농산어촌 주민의 매월 100만원 기본소득 효과를 창출하는 시대를 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농산어촌 지역부터 민생경제가 재편되며 농산어촌이 되살아나게 된다. 농산어촌이 되살아나면 지방도시가 살아나면서 저출산과 지역소멸을 극복할수 있는 모멘텀이 생기게 된다. 동시에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진 RE100으로 인하여 탄소국경세로 인한 무역장벽이 해소됨으로써 한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왜냐하면 농산어촌에 태양광 설치가 많아져 한국의 전체 에너지 비율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30% 정도의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면 탄소국경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율 최하위 국가이다. 최근 재생에너지 설비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저렴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가 폭증하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 비중이 선진국은 30% 이상으로 치솟고, 이례적으로 후진국(지산지소 방식의 에너지발전 포함)은 40%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난 30년간 누적된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 고작 8%(태양광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기술자본집약적 산업이기에 대기업 친화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농산어촌 주민 등 서민 대중도 협동조합 등을 통하여 참여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불평등과 도농 간 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민생경제’를 떠들면서 정작 서민 대중을 약탈하는 경제 구조, 이를 혁파하는 정치 민주주의 실현 없이는 공허한 구호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안보산업이라는 이유로 일반 서민 대중과 중소기업들은 정보접근권조차 없게 하고, 세계적 추세인 RE100에 둔감하도록 만든 에너지 공기업과 민간 8대 재벌 에너지독식 카르텔을 혁파하는 에너지 분산 분권체제로의 전환에서부터 진짜 민생경제의 활로는 열릴 것이다.
새로운 전환경제의 물적토대 형성과
초록문명 생명사회를 싹틔우는 세력의 성장이야말로 시대적 요청
세 번째는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산업체제가 붕괴되는 바로 그곳에서 초록문명 생명사회 인프라와 대안의 싹을 틔우면서, 지금 가능한 일부터 추진하는 것이다. 이제 살길은 새로운 전환경제에서 찾아야 한다. 새로운 전환경제의 물적 토대 형성과 초록문명 생명사회를 싹 틔우는 세력의 성장은 시대적 요청이다.
예를 들면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스마트 농축산, 돌봄 마을경제, 풍류명상예술 문화관광, 인공지능 로봇통신 5대 분야를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첨단기술 연계 적정기술 일자리 창출 500만 명 시대를 만들어 내는 데 민관산학공(民官産學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새로운 한국경제의 출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핀란드의 통신 재벌기업인 노키아가 망했을 때, 많은 이들은 핀란드경제가 위태로울 것이라 전망했으나 핀란드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하여 다시 일어섰다. 기존의 노키아가 중앙집중형 체제였다면 노키아 위기 이후 체제는 탈중앙 분산 분권 체제로 변신했다. 산업을 다각화시키고 노키아에서 나온 직원들을 재교육하여 혁신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새로운 일자리와 가치를 창출하게 하였다. 한국에서도 핀란드의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위기를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기회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와 같이 할 경우, 한국은 4차산업혁명 기반의 초록문명시대에 홍익생명의 이상을 구현하는 새로운 의미의 선진국이 될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