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확실히 살아난다는데…한국은행 "2분기 역성장"

대통령 말씀과 다른 자료 내 "성장률 –0.2%"

1년 반 만에 추락…실질 국민총소득도 –1.4%

수출보다 수입 더 늘어 성장률 주저앉혀

2024-09-05     유상규 에디터
국민소득 감소 (PG) 연합뉴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률만이 아니라 실질 국민소득도 줄고, 경기침체로 민간소비도 감소했다. 분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실질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고, 감소 폭도 3년 만에 가장 컸다. 국정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도취성 설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 하락했다. 분기 기준 성장률은 지난 2023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1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내려앉았다.

 

경제성장률 추이 및 주요 부문별 증감률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0.8% 증가했고, 건설업은 건물 부문과 토목 부문이 모두 줄어 6.0%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감소했으나 운수업, 부동산업 등이 늘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최종소비지출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는 정부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 소비지출은 물건비 지출이 늘면서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반면 민간 소비지출은 의류·승용차 등 재화 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0.2%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1분기보다 1.7% 감소했다. 건물건설이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줄면서 1.4% 감소했고, 토목건설도 도로, 철도 등이 줄면서 2.7% 하락했다. 설비투자도 1.2% 감소했는데, 기계류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3.6% 줄어든 반면 운송장비는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8.1%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등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9% 감소했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현황. 자료 : 한국은행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 등 재화 수출이 1.1%, 운수 등 서비스수출이 1.8% 늘면서 1분기보다 1.2%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 증가율(1.6%)이 수출 증가율보다 크게 높았다. 재화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와 석유제품 등이 늘어 1.6% 증가했고, 서비스수입은 운수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5% 중가했다. 최근 원유와 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 오름폭이 우리 반도체 수출품 가격 오름폭보다 커져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잠정치는 지난 7월말 발표된 속보치와 비교해 건설투자(-0.7%p)와 정부소비(-0.1%p)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설비투자(+0.9%p)와 수출(+0.3%p), 수입(+0.4%p)은 상향 조정됐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0.3%p)·설비투자(-0.1%p)·민간소비(-0.1%)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률을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1분기 기여도가 0.8%p에 달했던 순수출(수출-수입)도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2분기 성장률을 0.1%p 주저앉혔다. 그나마 정부소비(0.1%p)가 유일하게 성장률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국민총소득, 디플레이터, 저축률 및 투자율. 자료 : 한국은행

올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559조 5000억 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1.4% 감소했다. 실질 GNI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고, 감소 폭은 지난 2021년 3분기(-1.6%) 이후 가장 컸다.

소득 항목별로 보면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555조 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4조 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 5000억원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뺀 것이다.

반면 2분기 총저축률과 총투자율은 전분기 대비 소폭 올랐다. 총저축률은 0.1%p 오른 35.2%, 국내총투자율은 1.0%p 오른 30.7%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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