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활동 성한 데가 없다…생산·소비·투자 동반 감소

5월 산업활동 '트리플 마이너스'…10개월 만에 처음

전산업 생산 –0.7%, 소비 -0.2%, 설비투자 –4.1%

서비스생산·소매판매 동반 하락 저조한 소비 드러나

경기동행지수 4년새 최대폭 하락…선행지수도 내려

정부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 회복 흐름 지속 중" 강변

2024-06-28     유상규 에디터

지난달 우리나라 산업활동의 결과를 보여주는 생산, 소비, 투자 부문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산업활동의 3대 부문이 동시에 감소한 '트리플 마이너스'는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과 선행 순환변동치도 모두 하락했다. 특히 경기동행지수가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 경제가 부문별로도, 시기별로도 성한 구석이 없음이 지표로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 등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변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4월 생산이 반짝 상승했다가 고작 한 달 만에 다시 꺾였기 때문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증가하다 지난 3월 마이너스 2.3%로 감소했고, 4월 1.2%의 반짝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5월 산업활동동향 - 생산, 소비, 투자. 자료 : 통계청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비 1.2% 감소했다. 광공업 지수에서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이 1.1%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계장비(-4.4%), 자동차(-3.1%), 1차금속(-4.6%) 등에서도 생산이 줄었다.

가중치가 높은 업종에서는 반도체가 지난 2월 이후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수출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반도체 재고는 작년 동월 대비 32.8%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제조업 재고도 전년 동월비 8.4% 줄어 2009년 11월(-14.5%)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소비의 흐름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함께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감소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도소매(1.9%), 예술·스포츠·여가(5.1%) 등에서 늘었지만, 금융·보험(-2.5%)과 정보통신(-1.6%), 숙박·음식점(-1.7%) 등에서 줄었다.

소매판매는 0.2%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매판매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작년 3∼4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의복 등 준내구재(-2.9%)에서 판매가 줄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와 승용차 등 내구재(0.1%)는 늘었다.

설비투자는 4.1% 줄어 석 달째 감소했다. 운송장비(-12.3%)와 정밀기기 등 기계류(-1.0%) 등에서 모두 투자가 줄었다. 운송장비 가운데 선박 수입은 일평균 780만 달러로 전달의 145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내기계수주 실적도 공공에서 44.2% 늘었으나 비중이 큰 민간 부문이 4.1% 줄어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5.7%)과 토목(-1.1%) 등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4.6% 감소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토목(-45.0%)과 건축(-28.9%) 등에서 모두 줄어 35.4% 감소했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2024년 5월) 자료 : 통계청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보다 0.6p 하락했다. 하락 폭이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1.0p) 이후 48개월 만에 가장 크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5로 전월보다 0.1p 내렸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에 동반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되고 있다며 우기고 있다.

정부는 월별 변동성을 고려해 4∼5월 흐름을 보면 보합 수준이라는 강변하고 있다. 특히 수출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수출이 이달까지 9개월 연속 증가세가 기대되는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상저하고’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내수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소매판매의 부진이 지속되고 설비투자 회복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건설은 그간의 수주 부진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예상 경로를 벗어나지 않고 회복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라며 "2분기 소비도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활동 주요지표 (2024년 5월) 자료 : 통계청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