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진정세 잠시뿐…이달 보름새 2조원 늘어

3월 반짝 감소 이후 4월부터 다시 증가세 전환

5대 은행 대출 석달째 증가세…신용대출도 늘어

주택 거래 회복에 주담대 수요 증가가 주 원인

7월 '2단계 스트레스DSR' 시행 대출한도 줄듯

2024-06-16     유상규 에디터
가계대출 증가 (PG) 연합뉴스

지난 3월 반짝 진정 기미를 보였던 가계대출이 4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보름도 안돼 2조 원 넘게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대출이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 주 원인이지만, 신용대출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16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 3천759억 원으로, 5월 말(703조 2308억 원)보다 2조 1451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월 전달보다 2조 2238억 원 감소했지만,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4월 4조 4346억 원, 5월 5조 2278억 원에 이어 이달에도 13일 만에 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에도 4~5월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4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로, 이 추세대로라면 증가 폭 역시 4월(+4조 4346억 원)·5월(+5조 227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13일 현재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5월 말 546조 3060억 원에서 548조 2706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용대출도 전달 말 102조 9924억원에서 103조 2757억 원으로 2833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9조 6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 원 늘었다. 5월 증가 폭(+6조 원)은 지난해 10월(+6조 7000억 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5대 은행의 추이로 미루어 이달에도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는 주된 원인은 주택 매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어 전반적인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나타내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 6934호에서 1월 3만 2111호, 2월 3만 3333호, 3월 4만 233호, 4월 4만 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친다.

 

단계별 스트레스 DSR 시행 시 대출한도. 자료 : 시중은행 시뮬레이션 결과

이에 따라 은행권은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을 통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자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SR는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 은행들은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더구나 '스트레스 DSR'는 현재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규제는 가산되는 금리 폭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게 된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 폭은 올해 5월 가계대출 금리와 이전 5년간 최고 금리의 차이(한국은행 집계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 기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이런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둔화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향후 증가하는 방향성을 보이겠지만,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와 주택시장의 점진적 회복으로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 자료 :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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