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부진한데 물가는 계속 오른다

통계청 발표 11월 물가 5.0%↑…공공요금 인상 여파

3분기 성장률 0.3% 불구 물가는 5%대 상승 7개월째

한은 “내년 초까지 소비자물가 상승세 지속될 전망”

2022-12-02     유상규 에디터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년=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5.0% 올랐다. 전월보다 0.7%P 하락했지만 지난 5월 이후 7개월째 5%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물가는 경기 활성화 국면에서는 상승 추세가,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하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발표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에 그쳤고, 4분기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고 있는데도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한은은 "경기 둔화 폭 확대 가능성 등이 하방 리스크(위험)로, 에너지요금 인상 폭 확대 가능성 등은 상방 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면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줄어든 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0.3%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전월 0.46%p에서 11월 0.03%p로 줄었다. 채소류(-2.7%)를 포함해 농산물이 2.0% 하락했는데, 농산물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건 지난 5월(-0.6%)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8%로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3%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라 전월(6.5%)보다 둔화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그리고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면서 "다만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많이 둔화하며 상승 폭은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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