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비웃는 먹거리 물가 폭등

11월 가공식품 5.1%, 외식물가 4.8%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3% 크게 앞질러

먹거리물가 상승률 2년 넘게 평균보다 높아

과일 등 농산물도 안정세에서 급등세로 전환

2023-12-06     유상규 에디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이나마 둔화했지만, 먹거리물가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달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월간 상승률 자체도 2년 넘게 전체 소비자물가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5.1%와 4.8%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3%보다 가공식품은 1.8%p, 외식은 1.5%p 높았다.

먹거리 물가의 상승률 추세도 전체 소비자물가와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2.3%에서 10월 3.8%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11월에는 3.3%로 상승 폭이 조금 떨어졌다. 반면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6월 7.5%에서 10월 4.9%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었으나 지난달에는 5.1%로 다시 높아졌다. 외식 물가도 4월 7.6%에서 6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제동이 걸렸다.

 

외식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먹거리 물가의 월간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상태를 지속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24개월째, 외식은 2021년 6월부터 30개월째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소비자물가 관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징표다.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61.6%인 45개는 물가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소금이 21.3%로 가장 높고 뒤이어 참기름(20.8%), 파스타면(19.1%), 설탕(19.1%), 당면(18.1%), 우유(15.9%), 아이스크림(15.6%) 등 순이었다. 우유값은 9월 9.3%, 10월 14.3%, 지난달 15.9%로 높아져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이스크림도 9월 14.0%, 10월 15.2%, 지난달 15.6%가 상승해 2009년 4월(26.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수(11.8%), 커피(11.6%), 주스(11.2%) 등도 두 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에서는 30개(76.9%)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다. 햄버거가 16.9%로 가장 높고 피자(10.0%), 비빔밥(7.1%), 냉면(7.0%), 오리고기(외식)(7.0%), 죽(외식)(6.9%), 김밥(6.9%), 도시락(6.8%), 떡볶이(6.7%), 라면(외식)(5.5%) 등이 뒤를 이었다.

 

먹거리 물가 지수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과일가게의 사과 매대. 2023.11.5. 연합뉴스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던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농산물 중 과실의 물가 상승률은 24.1%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올해 6월 2.2%에서 7월 5.2%에 이어 8월 13.1%로 급등한 뒤 9월 24.0%까지 치솟았고 10월(25.8%)과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20% 선을 웃돌고 있다. 과실은 지난 6월에만 해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지만, 7월에 역전된 뒤 5개월 연속 전체 평균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달 품목별로는 사과가 55.5%로 가장 높았고 복숭아 44.4%, 수박 33.9%, 딸기 35.4%, 감 24.6% 등이었다.

농산물 중 채소의 물가 상승률은 9.4%, 곡물도 7.7%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채소의 물가 상승률도 10월부터 두 달간 전체 평균을 상회 중이고 곡물은 8월부터 넉 달째 웃돌고 있다. 채소 중 오이(39.9%), 파(39.3%), 생강(32.6%), 토마토(31.6%), 호박(25.3%), 상추(24.9%) 등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었다.

올해 월별 농산물 물가 상승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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