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들까지 압색…검찰, 이재명 구속 사유 만들기 '굿판'

'위증·재판개입' 내세워 관련자들 무차별 수사

김용 "위증 프레임 구축 위한 비열한 술책"

검찰, 이화영 재판 때마다 "외부세력 개입"

민주, 이 대표 영장 신청 대비해 회기 종료

2023-08-25     고일석 에디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3.8.25. 연합뉴스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 출석했던 증인에 대해 강제수사를 벌이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들을 불러 조사하더니, 24일에는 관련 변호인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한 이화영 전 부지사 공판 검사들은 변호인 선임을 둘러싼 혼선을 두고 공판이 열릴 때마다 "재판에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를 모두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증거 인멸 우려'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쌓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제출을 앞두고도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에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며 실질적으로 진술을 거부하고, 정성호 의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대표비서실 정무실장을 접견해 '입단속'에 나섰다"며 이들을 '구속 사유'로 제시하기도 했었다.

김용 "위증 프레임 구축 위한 비열한 술책"

이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부원장은 25일 입장문을 내 "패색이 짙은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에서 관심을 돌리고, 야당 대표인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기소 후 구속영장을 위해 '사법방해 및 위증'이라는 프레임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저급하고 비열한 술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모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은 지난 5월 4일 김 전 부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1억원을 받아갔다고 주장하는) 2021년 5월 3일 김 전 부원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업무와 관련된 협의를 가졌다"고 증언했다. 또한 신 모 씨는 그날 "이 전 원장과 김 전 부원장이 협의하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의 증언이 있은 지 한 달 남짓 지난 6월 9일 이 전 원장과 신 모 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6월 29일에는 두 사람의 주변 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김 전 부원장 재판의 실무 조력자 역할을 하며 신 씨의 사실확인서를 받아 변호인에게 전달한 박 모 씨와 서 모 씨를 압수수색하고 24일 피의자로 전환해 입건했다. 이와 함께 김 전 부원장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이 모 변호사도 이 전 원장의 증언을 위한 안내를 했다는 이유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수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8.17. 연합뉴스

검찰, 이화영 재판 때마다 "외부세력 개입"

검찰은 또한 지난 4월 '공판기록 유출'과 관련해 이화영 전 부지사를 변호하고 있는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인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7월 19일에는 현근택 변호사를 소환했고, 지난 24일에는 현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22일 이 부지사 변호인을 사임했으나 4월 검찰 소환을 통보받은 이후부터 사임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지난 7월 24일 이 전 부지사의 주력 변호인인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사들이 "형량을 놓고 검찰과 딜을 한다"며 해임 통보를 했지만, 이 부지사는 법무법인 해광의 변호를 계속 희망해 해광 변호인들의 사임 여부를 놓고 재판이 계속 공전돼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공판이 열릴 때마다 "수사기록이 유출된다거나 녹취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되고 변호인이 갑자기 불출석해 재판마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사로서 외부세력에 의한 재판의 독립성 훼손이 심각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이 전 부지사 재판은 법무법인 해광을 비롯한 모든 변호인이 사임하여 재판장 직권으로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을 재개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 이 대표 영장 신청 대비해 회기 종료

검찰은 작년 9월 이재명 대표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지난 3월에는 대장동·위례 개발과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기소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한 지난 23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재판을 받고 있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오는 30일 검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내일 바로 가겠다"고 검찰에 통보했지만 검찰은 "준비가 부족하다"며 "30일 출석"을 다시 통보하는 옥신각신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앞당겨 종료하는 안건을 발의해 24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국회는 26일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1일까지 6일간 비회기에 들어간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려면 이 시기에 하라는 요구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해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를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한 날짜가 30일이어서 바로 다음 날인 31일까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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