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끝없는 배신자 행태…다시 정권 맡겨선 안 돼”

경북 안동서 12번째 시국기도회 개최

“과도한 검찰권 행사 기조 때문에 망하게 될 것”

“불의 보고도 중립에 서는 것도 불의”

“미얀마 군부독재와 무엇이 다른가?”

“2번 찍고 후회하는 사람들 함께하자”

2023-07-10     박승철 기자
10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친일매국 검찰 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에서 신부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3.7.10. 임석규 애큐메니안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현 집권 세력에 다시는 정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12번째 ‘친일매국 검찰 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에서 강론을 맡은 황재모 안셀모 신부는 “이 사람들은 권력을 잡기만 하면 어찌 이렇게 똑같은 형태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나”면서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으니 다시는 이 무리에게 정권을 맡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자고 나면 새로운 것이 터지고 다시 자고 나면 새로운 것이 계속 터지는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정부”라면서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벌어진 국정농단과 여러 경제적, 정치적 참사는 이전 보수 정권과 비교해 봐도 차원이 다른 역대급”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출생 배경은 배신자 집단이라는 것”이라면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4년여 동안 온갖 권력을 다 누리다가 마지막에 임명한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고 대통령까지 됐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또 “자기에게 은덕을 베푼 사람을 배신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이 사람은 너무 쉽게 한다”면서 “윤 정부의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이 지점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막무가내식 행태가 결국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이 황 신부의 진단이었다. 황 신부는 “과도한 검찰권 행사, 야당과의 협치 거부, 전 정권 정책 거부, 전 정권 인사에 대한 끝없는 수사, 전 정권 반국가세력 규정 등 이 정권은 이런 기조를 끝까지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이런 기조 때문에 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갑자기 바뀌었는데 그쪽에 김건희 일가 소유 땅이 많다고 한다”면서 “딱 걸린 것이다. 원희룡 장관은 김건희 여사를 악마화한다고 오히려 야당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례를 맡은 김영식 요셉 신부는 불의를 보고도 중립을 지키는 것이 바로 불의라고 했다. 김 신부는 “빌라도는 예수가 죽을죄를 지지 않았는데도 방관하고 뒤로 숨으면서 듣기 좋고 편리한 중립을 택했다”면서 “불의와 바르지 못한 일에 타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빌라도는 불의에 편승하고 눈감은 사람으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면서 “중립을 가장하면서 이편도 내 편, 저편도 내 편이라면서 가운데 서 있는 사람들은 오늘 미사 자리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친일매국 검찰 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에서 농부 이성식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3.7.10. 임석규 애큐메니안 기자

김 신부는 또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은 평화를 위한 투쟁이라고 역설했다. 김 신부는 “투쟁과 저항 없이 평화를 누릴 수 없다”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윤석열 퇴진을 놓고 가열차게 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 싸움에서 이겨야 평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가톨릭이 정치에 관여하느냐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한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가는 길이 험난해도 웃으면서 가야한다”면서 “웃으면서 가는 우리 앞에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고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배인호 베드로 신부는 사제단 성명서를 낭독하며 “2021년 미얀마 비극 보면서 대한민국의 어둡고 슬펐던 지난날을 떠올렸을 것”이라면서 “윤 아무개의 검찰 독재가 그 나라 군부독재와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가 미얀마의 저항정신을 빌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횟감이 담긴 수조의 바닷물을 마셨다는 뉴스에 일본 네티즌들이 배꼽을 잡았다”면서 “가만히 있어도 욕먹을 사람들이 일본 앞잡이가 되지 못해 안달하는 까닭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배 신부는 또 “검찰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면서 “남의 티끌이라면 먼지만 한 것도 태산처럼 키우면서 정작 자신의 특활비 내역은 숨기고 감추는 검찰은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좀 들여다보아라”고 말했다.

봉화군 거주 농민 이상식 씨는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 씨는 “국회에서 양곡관리법을 만든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희망을 걸만한 내용이었다”면서 “농산물 유통구조에 일대 혁명을 가져올 법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서울대 법대 출신이 묵살하고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제발 농부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땀 흘려 농사지은 만큼만 소득이 생길 수 있게 국가에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년홍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찍고 후회하는 사람들도 함께하자고 독려했다. 송 위원장은 “2번 찍고 후회하는 사람들 있지 않으냐”면서 “우리와 함께 이 길을 가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까지 기도회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끝까지 함께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기도회에는 전국에서 신부 70여 명과 수녀 4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 신도와 시민은 700여 명이 참석해 성당을 가득 메웠다. 17일 시국기도회는 전북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