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오염수 백화(百禍)사전] ③도쿄전력은 OO 길러

원전 항만 우럭에서 기준치 180배 세슘

몸에 쌓이면 온갖 암 원인…불임도 유발

2023-06-07     이승호 에디터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온갖 핵물질이 포함돼 있다. 어떤 물질은 생물학적 유전자 손상까지 가져온다. 백가지 화를 불러올 백화(百禍) 물질이 아닐 수 없다. 오염수 문제에 관한 한 ‘모르는게 약’일 수 없다. ‘아는 게 힘’이다.  <민들레>가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알아야 대처할 힘이 나온다. [편집자주]

 

후쿠시마 원전 항만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항만 안에 살다 지난달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다. 기준치의 180배다. 지난 4월에도 같은 곳에서 잡힌 쥐노래미(놀래미, 노래미)에서 기준치의 12배에 달하는 세슘이 나왔다.

MBC와 노컷뉴스 등 국내 언론은 6일 교도통신과 후쿠시마TV 등 일본 매체의 보도를 인용,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세슘이 사람 몸 안에 쌓이면 대장암·폐암·방광암·골수암·갑상선암·유방암·뼈암(골육종) 등 온갖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불임도 유발할 수 있다.

일본 식품위생법이 정한 세슘 기준치는 1kg당 100베크렐(Bq)이다. 한국 식약청이 수입식품 안전관리를 할 때도 같은 기준치를 적용한다.

후쿠시마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40km쯤 떨어진 소마시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 14배의 세슘이 검출됐다. 2020년, 2021년에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슘이 우럭에서 나왔다. 사례는 더 있다.

도교전력의 ‘대책’은 코미디에 가깝다. 물고기들이 항만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을 설치해뒀다고 한다. 우럭도 듣고 웃을 헛소리다. 물고기들이 살고있는 바닷물도 그물로 막을 수 있다는 말인지, 어이가 없다.

 

엠비시 뉴스 화면

도쿄전력은 여러해 전부터 ‘처리 오염수’를 희석한 물에 가자미·전복·해초를 기르고 있다.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한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선 ‘처리 오염수’를 어떤 단계에서 어떻게 확보했는지, 상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사 수준도 의심스럽다. 삼중수소 농도 정도만 검사하고 있다. 다른 핵종에 대해서는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검사하지 않는다. 어쩌면 검사를 하면서도 결과를 비공개하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

가장 어처구니 없는 것은 가자미 등 3종에 대해서만 검사한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 이 3종이 수천 종 바다 생물의 대표가 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유의미한 조사가 되려면 대상 생물을 크게 늘려 유전정보를 주기적으로 채취·비교·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2019년까지, 후쿠시마 지역 어린이 38만여 명 가운데 218명이 갑상선암 확정 또는 의심 판정을 받았다. 일반적 소아 갑상선암 발병률보다 67배나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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