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촛불 대행진…시민들 "국민 거부한 윤석열, 우리가 거부"
무책임한 후쿠시마 오염수 대처, 거부권 남발 성토
양이원영 “후쿠시마 시찰단 국회 청문회 실시”
권영국 “위헌 ‘야간 집회 금지’ 재추진 여당 규탄”
30돌 맞은 한총련 “윤석열 퇴진 투쟁 함께 할 것”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은 이어졌다.
27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앞 구간 도로에서 진행된' 제41차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은 양곡관리법,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이어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또한 시민들은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윤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하면서 “일본에는 충성하고 국민은 억압하는 윤석열을 몰아내자”는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첫 발언자로 나선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의 활동을 비판했다. 양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저장 탱크 1068개 중 70%가 최고 1만 9900배 오염됐다”면서 “다핵종 제거설비(ALPS)의 처리를 거쳤는데도 이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찰단은 일본에서 보여주는 설비를 구경하러, 들러리 하러 갔다 온 것 아니냐”면서 “국회에서 여러분을 대변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에 대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해양법협약에서는 자국에서 발생하는 오염은 지역 바깥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제 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간 집회와 문화제를 막겠다는 윤 정부의 방침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은 2015년 11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후 중단됐던 불법 집회 해산 및 검거 훈련을 재개했다고 한다”면서 “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에 대한 판결을 요구하는 야간 문화제를 대법원 앞에서 개최하려 하자 변칙 집회로 간주해 해산하려고 하면서 아무런 폭력을 행사하지 않은 3명을 공무집행방해로 연행하는 불법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집회의 자유는 기본권이며 자유민주국가의 필수 요소”라면서 “미신고 집회라 하더라도 평화적이라면 해산 명령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또 “이미 위헌 판단이 난 야간 집회 금지 법안을 다시 만들겠다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가만히 둘 수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답”이라고 말했다.
퇴진 뉴스 코너에서는 tvN 인기 프로그램 SNL의 주 기자의 성대모사가 나왔다. 주 기자(대역)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미국 무기 18조 원어치를 구매했다고 하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5년의 2조 5000억 원의 7배”라면서 “최저임금 노동자 75만 명의 1년 연봉이며 전 국민에게 35만 원씩 생계 지원금을 줄 수 있는 큰돈”이라고 말했다.
춘천 레고랜드의 선사시대 유적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오정규 중도유적원형보존 범국민연대회의 대표는 ‘레고랜드 부지 유적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대표는 “영국 회사가 춘천의 8000년 넘은 고대 도시 유적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이 조상의 묘 위에서 뛰어놀도록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40대의 주축이 된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세대가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겠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총련 세대인 문홍 씨는 “한총련이 출범한 지 30주년이 됐고 한총련 30주년 기념문화제를 진행한 뒤 이 자리에 섰다”면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당당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던 당시 20대 대학생들은 이제 사회 각 분야의 주축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민주 정부 수립이 국민의 염원이 됐다”면서 “한총련 세대도 불의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는데 함께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돈 봉투 사건’으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무소속 이성만 의원은 연단에 올라 “무죄 시 검찰 개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이 의원은 “우리 검찰은 정상적인 검찰의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무조건 압수수색하고 무조건 구속기소하고 증거를 대지 못한 채 녹취록과 관련자 진술만으로 확증 편향된 자기 논리에 빠진 범죄의 구성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어떤 정책을 펼쳐도 국민적 동의를 받지 못하자 야당을 분열시키고 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면서 “범죄가 있으면 수사할 일이지 언론을 통해 불법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유출하는 등 정치 기획 쇼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인사를 북한과 내통하는 용공 분자라고 매도했다”면서 “그 망령이 2023년에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삼 서울의소리 편집부장은 대학 시절 록밴드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록 공연을 펼쳤다. ‘나는 말한다’, ‘질풍가도’ 2곡을 록 버전으로 불러 청중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박영기 노무사는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을 규탄했다. 박 노무사는 “화물 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니라며 불법 파업으로 잡아가고 처벌하고 건설 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니라 조직 폭력배라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정당한 노조 활동가를 간첩이라 조작하고 체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기부와 보안사가 주인이었던 군부 독재 시절에서 국민을 개, 돼지로 아는 검사가 주인인 야만의 시절이 됐다”면서 “양곡관리법으로 농민을 거부하고 간호사법으로 간호사를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는 노란봉투법으로 노동자를 거부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노무사는 또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거부하고 몰아내야 한다”면서 “그날까지 늘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집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 영상으로 마무리됐다.
우천 속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연인원 5000명이 참가했으며 집회를 마친 뒤 조선일보 앞 -> 광화문 사거리 -> 종로1가 사거리 -> 종로5가 사거리 -> 이화 사거리 -> 혜화역 구간을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