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②] "점점 커지는 촛불집회, 역사 발전 실감"
"윤석열, 퇴진이 최고의 애국이고 국민에 선물"
"이러다 나라 망할 것 같아 집회 안 나올 수 없어"
"무엇보다 분노하는 건 잘못에 사과 안 하는 모습"
"촛불이 승리한 역사,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퇴진이 최고의 애국이고 국민에 선물" - 서울 이정미 씨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이정미 씨(47)는 15일까지 6차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5일 35차 촛불대행진에서 기자와 만난 이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뭘 어떻게 바뀌거나 더 공부한다고 해서 나아질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 “그냥 지금 내려오는 것이 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애국이며 그것이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아들과 함께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 집회에 나갔다. 이 씨는 “당시 아들이 어르신들로부터 욕설과 나쁜 이야기를 듣고 그 이후에 촛불집회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학교에서 세월호 교육을 받은 다음에 이번 세월호 추모와 관련된 이번 촛불 집회에는 나오겠다고 해서 같이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씨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이 씨는 “작년 말에 우연히 안진걸 소장이 나오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면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지 알게 됐다”며 “그 이후 다른 일이 없으면 나오려고 했고 지금까지 6번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나만 버티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면서 “나라가 망할 것 같아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촛불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끝날 때까지 지치지 말아달라고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지역 양성평등 단체와 금천구 노사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씨는 “16일 금천구청 앞에서 작은 세월호 추모식을 열 것”이라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행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촛불집회, 역사 발전 실감" - 서울 김수형 씨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26)는 “작년 3월 26일 집회 때부터 한 번도 안 빠지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대진연과 함께하는 100여 명의 대학생들이 토요일 오후는 집회 참석을 위해 시간을 비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에 재학중인 김 씨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역사 발전을 체감했다고 했다. 김 씨는 “처음에 계단에서 시작했을 때는 참가자 수가 몇 십명에서 몇백 명 될 정도로 적었다”며 “집회 규모가 몇십 만 명 규모로 커지는 것을 보고 역사가 발전하고 있다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 집회를 통해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정권”이라면서 “이태원 참사와 외교 참사,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비수를 꽂는 강제동원 해법 등 잘못을 다 헤아리기 어려운데 무엇보다 분노하는 것은 잘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안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미국, 일본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면서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싸울 것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생들에게도 함께 싸우자면서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김 씨는 “역사적으로 4·19, 5·18, 6월 항쟁 등 역사 발전의 분기점에 대학생들이 앞장섰다”며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윤석열 퇴진 국면에서 대학생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높지 않다”면서 “대학생들이 함께 뜨겁게 퇴진을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오는 5월 13일과 14일 양일간 광주 대학생 기행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없애려고 한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대학생 기행을 가기로 했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광주 기행에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역사는 촛불 승리의 역사" - 남양주 배동호 씨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배동호 씨(65)는 지난해 7차 촛불 집회부터 35차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배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정말로 기대 이하로 정국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촛불 집회 참가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했다. 김 씨는 “촛불 집회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정말 정권이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만 하던 집회가 전국 각지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잘 되고 있구나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배 씨는 내년 총선 때까지 빠지지 않고 촛불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그 때 가서 국회가 잘하는지 보고 집회에 더 나올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물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되면 당연히 집회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촛불 시민들을 향해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촛불이 승리한 역사였다”면서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기 바란다”면서 “그게 윤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