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②] "점점 커지는 촛불집회, 역사 발전 실감"

"윤석열, 퇴진이 최고의 애국이고 국민에 선물"

"이러다 나라 망할 것 같아 집회 안 나올 수 없어"

"무엇보다 분노하는 건 잘못에 사과 안 하는 모습"

"촛불이 승리한 역사,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

2023-04-23     박승철 기자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민 이정미 씨. 사진 양리

"윤석열, 퇴진이 최고의 애국이고 국민에 선물" - 서울 이정미 씨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이정미 씨(47)는 15일까지 6차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5일 35차 촛불대행진에서 기자와 만난 이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뭘 어떻게 바뀌거나 더 공부한다고 해서 나아질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 “그냥 지금 내려오는 것이 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애국이며 그것이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아들과 함께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 집회에 나갔다. 이 씨는 “당시 아들이 어르신들로부터 욕설과 나쁜 이야기를 듣고 그 이후에 촛불집회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학교에서 세월호 교육을 받은 다음에 이번 세월호 추모와 관련된 이번 촛불 집회에는 나오겠다고 해서 같이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씨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이 씨는 “작년 말에 우연히 안진걸 소장이 나오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면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지 알게 됐다”며 “그 이후 다른 일이 없으면 나오려고 했고 지금까지 6번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나만 버티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면서 “나라가 망할 것 같아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촛불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끝날 때까지 지치지 말아달라고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지역 양성평등 단체와 금천구 노사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씨는 “16일 금천구청 앞에서 작은 세월호 추모식을 열 것”이라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행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왼쪽). 사진 양리

"점점 커지는 촛불집회, 역사 발전 실감" - 서울 김수형 씨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26)는 “작년 3월 26일 집회 때부터 한 번도 안 빠지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대진연과 함께하는 100여 명의 대학생들이 토요일 오후는 집회 참석을 위해 시간을 비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에 재학중인 김 씨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역사 발전을 체감했다고 했다. 김 씨는 “처음에 계단에서 시작했을 때는 참가자 수가 몇 십명에서 몇백 명 될 정도로 적었다”며 “집회 규모가 몇십 만 명 규모로 커지는 것을 보고 역사가 발전하고 있다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 집회를 통해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정권”이라면서 “이태원 참사와 외교 참사,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비수를 꽂는 강제동원 해법 등 잘못을 다 헤아리기 어려운데 무엇보다 분노하는 것은 잘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안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미국, 일본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면서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싸울 것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생들에게도 함께 싸우자면서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김 씨는 “역사적으로 4·19, 5·18, 6월 항쟁 등 역사 발전의 분기점에 대학생들이 앞장섰다”며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윤석열 퇴진 국면에서 대학생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높지 않다”면서 “대학생들이 함께 뜨겁게 퇴진을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오는 5월 13일과 14일 양일간 광주 대학생 기행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없애려고 한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대학생 기행을 가기로 했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광주 기행에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겅기 남양주 시민 배동호 씨. 사진 양리

"대한민국 역사는 촛불 승리의 역사" - 남양주 배동호 씨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배동호 씨(65)는 지난해 7차 촛불 집회부터 35차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배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정말로 기대 이하로 정국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촛불 집회 참가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했다. 김 씨는 “촛불 집회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정말 정권이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만 하던 집회가 전국 각지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잘 되고 있구나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배 씨는 내년 총선 때까지 빠지지 않고 촛불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그 때 가서 국회가 잘하는지 보고 집회에 더 나올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물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되면 당연히 집회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촛불 시민들을 향해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촛불이 승리한 역사였다”면서 “끝까지 지치지 말고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기 바란다”면서 “그게 윤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