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①] "윤석열 지지했던 20대 남성들도 떠나"
"청년들 살기 힘드니 우익화…국힘이 교묘히 이용"
"박정희 이후 최대 굴욕 외교…윤석열 끌어내려야"
'울산 이변' 최덕종 구의원 "촛불 시민들 성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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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살기 힘드니 우익화…국힘이 교묘히 이용" - 광주 박유진 씨
광주에서 온 전남대 1학년 새내기인 박유진(19) 씨는 서울에서 열린 촛불대행진에는 처음 참가했다. 원래 고향이 서울인 박 씨는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등에 참가했다고 한다. 풍물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박 씨는 서울 행사는 처음이지만 그동안 광주 집회에 참가해왔다.
박 씨는 "윤석열이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저 같은 20대 남성들이 윤석열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공약도 지키지 않고 당선되고 나서 그 지지층도 다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일본 굴욕 외교는 박정희 때 이후로 최대의 굴욕 외교"라고 했다.
박 씨는 청년들, 특히 20대 남성의 참여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살기 힘들어지니까 청년들이 우익화 된 것 같다. 제 주변에 있는 애들만 봐도 그렇다. 내가 먹고 살아야지 뭔가를 한다라는 그런 느낌"이라며 "국민의힘이, 특히 이준석이 그걸 교묘하게 이용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앞당기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는 각오다. 그는 "저는 풍물 동아리이고 풍물이 늘 행진 앞에 서기 때문에 더 연습을 열심히 해서, 시간 날 때마다 할 수 있는 한 참여해보려고 한다"며 "앞으로 1년 동안 바라는 건 사실 다른 게 있을 수가 없다.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촛불 시민 집결이 선거 승리 원동력" - 울산 최덕종 의원
전국 집중촛불로 열린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지난 5일 기초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인 최덕종 구의원(울산 남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텃밭인 이곳에서 최 의원은 50.60%(6450표)의 득표율을 얻어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신상현 후보(49.39%, 6297표)에게 신승을 거뒀다.
울산 촛불행동 일원으로 참여한 최 의원은 혜화역에서 행진하기 전 <시민언론 민들레>와 만나 이번 당선의 원동력이 촛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전무후무하게 구의원 선거인데도 본선거 시작 전 내려와서 하루 종일 있었고, 울산 수암시장 유세 등에 촛불 시민들이 집결해주셔서 이길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구의원에 당선되기 전에도 울산 촛불행동과 함께 종종 참여했다고 한다. 당선 뒤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촛불행동에 감사한 마음도 많고, 전국의 촛불 시민들이 함께 응원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꼭 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옳은 일 한다는 마음으로 지치지 말길" - 울산 황명필 씨
최 의원과 동행한 울산 촛불행동 대표 황명필(50) 씨는 버스로 5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번 전국집중촛불에 참여하고 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창립 멤버이기도 한 황 씨는 전 국무총리실 국정자문위원으로서 현재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황 씨는 "울산시는 규모에 비해 지역에서의 상시적인 집회는 잘 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울산에서 버스로 전국집중촛불에 참여한다는 것을 모르는 울산시민들도 많기 때문에, 지난달부터는 스티커도 만들어 배포하시는 분도 있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탄핵 이후 촛불에 나오지 않을 줄 알았다"며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독립운동하시던 분들이 일제가 힘이 강했던 시기에도 아주 미약한 힘이지만 만주까지 가서 독립운동을 한 것은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한 것이지 반드시 독립이 되고 이후에 영광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며, 촛불시민들에게 "옳은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지치지 않고 해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당시에도 자유한국당 의석 수가 많은데 과연 찬성하겠느냐, 탄핵은 안된다는 얘기들을 했지만 결국 거대한 촛불의 힘으로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동의를 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이뤄졌다"며 "최선을 다하면, 거기에 하늘의 뜻이 더해지면 결국 이룰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 신념을 가지고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