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경기둔화' 국면"…정부 2개월 연속 진단

기재부 '경제동향 3월호'…"수출 부진·내수 회복 둔화"

금융시장은 통화 긴축 여파에 SVB 파산 등 겹쳐 불안

무역적자 53억 달러로 줄어 경상수지 개선 실낱 위안

2023-03-17     유상규 에디터

우리 경제가 둔화 국면이라는 정부 진단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이어졌다. 수출 부진과 내수 회복도 둔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 불안도 나타났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하고 있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연합뉴스

지난달 그린북에서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기둔화를 공식 진단한 정부가 이달에도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작년 6월 그린북에서 진단한 ‘경기 둔화 우려’ 국면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2개월 연속 한 단계 높은 ‘경기 둔화’로 판단한 것이다.

지난 2월 수출은 1년 전보다 7.5% 줄어 5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은 3.5% 증가하며 무역수지는 52억 7000만 달러 적자였다.

정부는 2월 경상수지는 무역적자가 1월(125억 달러)의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 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세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1% 줄어 석 달째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다만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1% 늘고 백화점 매출액은 5.2% 증가한 점 등이 소매 판매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카드 국내 승인액도 8.1% 늘었다. 특히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224.5%(속보치) 급증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대부분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아직 예년 수준엔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아울러 중국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리오프닝 효과가 우리 실물경제에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3월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3.3.17. 연합뉴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중국경제는 리오프닝 이후 올해 1∼2월 실물지표가 대체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내수와 서비스 중심의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리오프닝 효과는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악재가 겹치는 등 해외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화 긴축이 진행되면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과 같은 하방 위험도 존재한다. 정부는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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