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충성심
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2025-08-19 홍순구 시민기자
해병특검팀이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이틀 연속 소환했다. 이전 국회 청문회에서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을 봤을 때의 첫 감정은 안타까움과 분노였다.
"어쩜 저리도 평범한 얼굴을 하고서 저리 뻔뻔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유 관리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를 한정해 이첩하라"고 언질을 했을 뿐, 강압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령 측은 외압으로 받아들였고 이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2년여 시간이 지나 재소환된 지금은 '채 상병 기록 회수' 사건과 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참 궁금하다.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해야 할 고위 공직자들이 정작 충성의 대상을 국가가 아닌 권력자에게 두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공직에 걸맞은 책무를 망각하고 개인의 안위와 사리사욕만을 앞세운다면, 국가는 사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배신당한다. 이는 자격 없는 자들이 권력을 차지했을 때 발생하는 필연적 비극이다.
이번 특검을 통해 진상 규명을 넘어 권력을 남용한 자와 방임한 자의 말로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공직자가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생각을 품지 못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