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범 궤변 생중계 언론, 기레기라 욕먹어도 싸다
김용현 변호인단 기자회견 주장 그대로 보도
연합·조선·중앙·한국 등 80여개 주류 매체도
YTN·연합은 극우 태극기부대 집회도 생중계
2차 내란 편드는 내란 가담· 동조 언론 아닌가
언론계에 ‘기레기 논쟁’이란 게 있다. 기자가 ‘쓰레기‘냐 아니냐는 논쟁이 아니다. 다수의 국민들은 이미 기자를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기자가 다 ‘쓰레기’는 아니지만 언론 보도 행태를 보면 기자 집단은 그 정도의 멸칭으로 불러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개혁이 검찰개혁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언론계 ‘기레기 논쟁’이란 이 멸칭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이 정도의 심한 혐오 표현을 쓰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논쟁이다. 당사자인 언론인들과 일부 언론학자들은 기자가(언론이) 아무리 미워도 언론의 발전과 기자의 분발을 위해 이렇게 심한 멸칭으로 모욕을 주고 기를 꺾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반면, 세월호 참사 이후 화가 난 국민들은 거리낌 없이 ‘기레기’라는 말을 쓴다. 그렇게 부르는 게 당연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한다. ‘기레기’란 멸칭은 세월호 이후에 생겨났지만 꼭 세월호 오보만이 이유가 된 것은 아니다. 언론의 수많은 악의적 왜곡 보도와 오보, 저질 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의 게으름, 오만함, 이기심, 반성도 사과도 없는 태도가 기자와 언론에 대한 혐오를 더욱 강화했다. 그래서 언론이 이 정도의 욕은 먹어도 싸다고도 생각한다.
필자도 ‘기레기’ 멸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혐오 표현 자체를 싫어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쓸 수 밖에 없다. 26일 언론은, 특히 오만한 주류 언론들은 나라를 통째 몰락으로 내몬 내란 범죄자의 입에 ‘또’ 마이크를 갖다 대고 자기변명과 궤변을 국민들에게 전파했다. 시민과 국회의 힘으로 겨우 진압한 12.3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지 않아 그 잔당세력이 2차 내란을 벌이고 있는데도 언론이 이런 내란의 잔불을 끄기는커녕 내란 주모자와 동조자들의 선동 스피커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어떻게 ‘기레기’라는 말을 참을 수 있겠는가?
김용현 내란 주모자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들을 불러 ‘입장’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수사는 받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극우 성향이거나 윤석열 내란수괴에 우호적인 매체 기자들만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객관적 사실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변명과 자신들의 일방적 주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자기 편이 아닌 매체는 취재를 불허한 기자회견 형식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어처구니없다. 국민에게 한 마디 사과는커녕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둥, ‘내란이 아니다’ ‘정치 패악질에 경종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둥 자기변명과 헛소리만 늘어놓았다. 내란 정범인 김용현은 내란 수괴 윤석열처럼 수사를 거부하고 버티면서 그저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바보로, 아니 개돼지로 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소리다.
더 큰 문제는 언론이다. 내란범의 이런 궤변과 망언을 주류 언론을 포함한 수많은 매체들이 ‘생중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김용현 변호인단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퍼나르며 생중계한 매체는 무려 80개에 이른다. 이 중에는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연합뉴스, 민영통신사 뉴스1, 뉴시스를 비롯해 YTN, 연합뉴스TV, TV조선 등 뉴스전문채널과 종편, 그리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류 매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매체들은 내란 정범 김용현 측의 일방적 주장을 검증하거나 비판하는 내용 없이 그대로 생중계하고 받아쓰기해 보도했다.
주류 언론들이 내란범죄자들과 그 지지자들의 스피커 역할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 주 전인 지난 19일 ‘윤석열 대리인’이라고 하는 석동현 변호사가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의 내란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하자 연합뉴스를 비롯해 조선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등 여러 주류 매체들이 '받아쓰기' 기사작성법으로 보도했다.
윤석열 내란을 지지하는 정신나간 극우 세력들의 집회와 주장도 끊임없이 생중계해왔다. YTN과 연합뉴스TV, 뉴시스, 뉴스1, 머니투데이, 매일경제,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등은 광화문에서 열리는 극우 태극기 부대 집회에서 내란 배후 지원 세력으로 알려진 전광훈 집단이 쏟아내는 정신병적 주장까지 따옴표 처리해 그대로 내보낸 바 있다. 심지어 연합뉴스와 YTN은 태극기 부대의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와 시민들의 ‘탄핵 촉구’ 집회를 뉴스 화면에 반반씩 나눠 '공정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 윤석열 내란 수괴는 ‘내란이 아니다’란 궤변과 망발을 한 뒤 수사와 출석을 거부하고 버티기 작전에 들어가 있다. ‘떳떳하게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말도 거짓말이었다. 김용현 등 내란 주모자들은 물론 내란에 책임을 져야 할 윤 정부의 장관들과 여당 국힘당은 마치 윤석열 수괴의 지령을 받은 듯 내란 수괴와 똑같은 궤변과 망발을 흘리면서 극우 세력을 선동하고 있다.
광화문 태극기부대와 온라인에 숨어있는 내란 지지 세력들은 이 말을 받들어 여론조작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한덕수 권한 대행과 국힘당 권성동 대표 대행이 벌이고 있는 윤석열 탄핵 지연 작전도 이런 맥락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 진행중인 ‘2차 내란’이다.
그런데도 주류 언론들은 내란 범죄자들의 지령이나 다름없는 궤변, 망발, 선동을 거르지도 않고 비판도 없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물어보자. 독재자 히틀러가 '유럽의 평화를 위해 2차 대전을 일으켰고 인종학살을 벌였다'고 주장하면 이를 그대로 중계방송할 것인가? 북한이 '남북 통일을 위해 6.25 전쟁을 일으켰다'고 발표하면 그대로 받아쓰기할 것인가? 수많은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이 '세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고 말해도 그런가?
윤석열 수괴와 그 공범들의 주장과 행태는 20여년 전 ‘골목성명’을 낭독하며 ‘정당한 통치행위였다’고 강변한 전두환 내란 수괴를 연상케한다. 전두환은 결국 내란죄로 1심에서 사형선고, 2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확정 받았다. 전 국민이 목격한 윤석열의 내란 범죄도 이런 심판을 받을 것이다.
즉각 체포되어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할 내란 범죄자들이 전두환이 ‘골목 성명’을 하듯 직접 혹은 대리인이나 변호인단을 앞세워 기자들 앞에서 자기 변명을 하는 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직접 변명을 하든 변호사가 변론을 하든 그것은 취조실과 법정에서 하면 된다. 극형을 받을 내란 범죄자가 기자회견이란 그럴듯한 형식을 빌려 궤변과 망언을 계속 하도록 하는 것도 문제인데, 그것을 이 나라 주류 언론들이 무슨 뉴스 가치(news value)나 국민 알권리에 해당하는 것처럼 받아쓰기하고 생중계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형법 90조에는 내란의 죄를 선동 또는 선전한 자도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되어있다. 언론이 지금 하고 있는 게 바로 ‘내란의 죄를 선동·선전’하는 것이다. 내란 동조·가담의 오명과 죄를 뒤집어 쓰기 싫으면 내란 범죄자들과 극우 내란 동조자들의 변명과 헛소리를 생중계하고 받아쓰기 하는 짓을 멈춰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내란을 중단시키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경제와 안보를 되살리려면 카메라와 마이크를 시민들과 내란 진압 세력을 향해 고정시켜야 한다. 잘못하면 언론이 그냥 ‘기레기’가 아니라 ‘내란 동조 기레기’라고 불리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