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탄핵 가자!" 여의도 광장으로 몰린 시민들
"나라가 군인에게 뺏기는 것 볼 수 없다"
"국민의힘은 내란 범죄자를 묵인한 것"
전국 시민들 "가결이 되는 것 기다린다"
추운 날씨에도…'윤석열 탄핵'위해 모여
커피·방석·떡 나눠주는 무료 자원봉사자
미국에서 날라와 "민주주의 길잡이 될 것"
"군인이 나라를 뺏는 것이 싫어서 (집회에) 나왔습니다." 14일 오전 12시 30분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광장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60대 남성 김아무개 씨의 말이다.
이날 오후 1시 여의도광장에는 오후 4시에 시작되는 국회 본회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2차 표결'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은 매섭게 추운 바람과 0도의 날씨를 대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한복으로 무장했다. 탄핵 표결이 시작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지하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이들의 손에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이라고 써져있는 빨간색 손피켓을 들고 있었으며, 응원봉이나 자신들이 직접 만든 '윤석열 탄핵' 손피켓도 눈에 띄었다. 대통령 윤석열을 희화화한 코스튬 의상을 입은 시민도 있었다.
집회 첫 줄에 앉아 있는 시민들은 오전 10시에 여의도 광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아무개 씨는 <시민언론 민들레>에 "탄핵 가결되는 것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인천에서 왔는데, 일찍 와서 힘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가족·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고, 혼자 온 시민은 옆에 같이 앉은 시민들과 대화하며 친구가 됐다. 모두 '윤석열 탄핵'을 염원하는 마음이었다. 이번에는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있는 시민들을 위해 촛불승리전환행동은 방석 2000개를 준비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방석을 자유롭게 가져가라"고 했다.
이른 시간부터 나와 있는 시민들이 배가 고플까 광주·전남에서는 떡과 유자차를 준비했다. 단체는 "4일 전부터 떡을 만들었다"며 "떡은 1만 개, 유자차는 100kg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탄핵당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시민들은 밥차를 준비해서 음료와 츄러스를 무료로 나눠줬다.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는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컵라면, 커피, 과자를 무료로 나눴으며, 시민 개인이 가방을 매고 와서 손난로를 직접 나누기도 했다.
여의도역에서 여의도 집회를 향하는 길에는 사물놀이패가 풍악을 울렸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 '국민이 주인입니다'라는 거대한 깃발을 흔들었고, 시민들은 이들의 풍악에 호흡을 함께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9차 촛불대행진. 긴급전국집중촛불'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는 시민들의 자유발언 시간이 있었다.
계엄령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16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 시민도 있었다. 블레어 제임스 씨는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며 "윤석열은 계엄령을 오랜 시간 준비했고, 국민의힘은 내란 범죄자를 묵인하고 탄핵 표결 투표를 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그들의 가장 어두운 속마음을 봤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의 길잡이가 돼 동방의 불빛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주인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으니, 종인 국회는 주인의 말을 따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인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 송진영 씨는 "윤석열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했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의 방패막이를 자처해 탄핵 표결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오늘마저 탄핵 표결에 동참하지 않으면 독재 부역 세력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발언도 있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박근하 학생은 "윤석열은 범죄를 셀 수 없이 지었고 김건희 방탄을 위해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고 계엄을 선포했다"며 "저자를 끓어내려야 이 땅에 민주주의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 45부터는 인파가 밀집돼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 지하철은 무정차로 통과했고, 여의도 역 지하철에서 바깥으로 나가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