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고용한파…일자리 증가 규모 최저

늘어난 일자리 20만개…전년의 4분의 1도 안돼

내수 침체 장기화로 금융·도소매업 일자리 급감

일자리 고령화로 20대 첫 감소…대기업도 줄어

남자 비중 1.3배 커도 증가 속도는 여자가 2배

2024-12-06     유상규 에디터
2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24 인천 일자리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2024.11.26.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최악의 고용 한파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햇 동안 증가한 일자리의 규모와 증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특히 20대 청년층과 대기업 일자리는 처음으로 아예 감소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666만 개로 전년보다 20만 개(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증가 수와 증가율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았다. 지난 2022년의 일자리 증가가 87만 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정부 통계가 말하는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의미한다.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며 주말에는 학원 강사 등을 했다면, 취업자는 1명이나 일자리는 복수로 계산된다. 일자리 수는 연중 근로일수를 가중치로 적용해 산출한다. 예컨대 평년(365일)에 연중 100일을 일했다면 일자리는 0.274개(=100÷365)이다.

 

전체 일자리수 및 증감, 형태별 증감, 일자리 규모. 자료 : 통계청

지난해 일자리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내수 침체 장기화하면서 금융 및 도소매 등 일자리 비중이 높은 산업군의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체 일자리 가운데 전년과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2064만 개(77.4%),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04만 개(11.4%), 기업 생성이나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98만 개(11.2%)로 나타났다. 기업 소멸과 사업 축소로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77만 개였다.

지난해 일자리를 기업 특성별로 보면 회사법인이 1265만 개(47.4%), 개인기업체 829만 개(31.1%) 등의 순으로 많고, 회사법인에서 가장 많은 11만 개가 늘어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1654만 개(62.1%), 비영리기업 570만 개(21.4%), 대기업 441만 개(16.5%)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과 비영리기업은 각각 15만 개와 9만 개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4만 개가 감소했다. 연간 대기업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3년 일자리 증감 현황. 자료 : 통계청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513만 개(19.2%), 도소매업 323만 개(12.1%), 보건·사회복지업 264만 개(9.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 보건·사회복지업(10만 개), 제조업(6만 개), 숙박·음식업(6만 개), 전문·과학·기술업(4만 개)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은 6만 개 감소했다. 금융권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 신규 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비중이 높은 금융·보험업 일자리 감소가 사상 첫 대기업 일자리 감소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도 각각 5만 개, 4만 개 줄었다.

근로자 특성별로 보면 남자 1506만 개(56.5%), 여자 1159만 개(43.5%)로 남녀 일자리 차이는 1.3배 수준을 보였다. 다만, 전년 대비 일자리 증가 규모는 남자가 7만 개(0.5%)에 그쳤지만, 여자는 13만 개(1.1%)로 두 배 수준을 보였다.

연령별 일자리 비중은 50대 일자리가 637만 개(23.9%)로 가장 많고, 40대 620만 개(23.2%), 30대 529만 개(19.8%) 순이다. 전년 대비 60세 이상(38만 개) 및 50대(2만 개) 등은 증가한 반면, 40대(-11만 개) 및 20대(-8만 개) 등은 감소했다. 사상 처음 발생한 20대 일자리 감소는 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업의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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