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아진 문 주눅든 취준생…10명 중 6명 "소극적 구직"

한경협 조사 결과…36% "작년보다 채용시장 어렵다"

"취업준비 6개월 예상" 67.6%…"1년 이상"도 37.1%

자신감 잃고 적극 구직 포기한 '소극적 구직' 60.5%

미취업 1년 이상 비중 54.4%로 5년 새 3.2%p 늘어

2024-10-29     유상규 에디터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세종특별자치시 청년취업박람회. 연합뉴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취업까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 가운데 '1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37.1%에 달했다. 청년 미취업자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의 비중이 54.4%로 5년 전에 비해 3.2%p나 늘어났다. 이처럼 취업문이 좁아진 영향으로 구직 활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의례적 구직 등 '소극적 구직자'가 60.5%에 이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가 29일 내놓은 '2024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이상 및 졸업생 1235명 중 60.5%(748명)가 소극적 구직 상태였다. 소극적 구직 가운데 '형식만 갖춘 의례적 구직'이 30.9%로 가장 많았고,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이 뒤를 이었다.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4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공 분야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8.1%),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 '적합한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0.1%) 순이었다.

 

2024년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

대졸 취업준비생들은 올해 취업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졸 신규 채용시장이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이 36.5%로 지난해 조사 때의 30.3%보다 6.2%p 많아졌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 비중은 3.2%에 그쳤고, 이는 지난해 조사 때의 3.6%보다도 줄어들었다.

적극적 구직자들의 올해 평균 입사 지원 횟수는 6.3회로, 이중 서류 전형 합격은 1.4회로 평균 합격률은 22.2%로 조사됐다. 지난해 서류전형 평균 합격률(28.3%)보다 6.1%p 낮은 수준이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경력직 선호에 따라 신입 채용 기회 감소'(27.5%)가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3%), '실무 경험 기회 확보의 어려움'(15.9%) 등의 순이었다.

 

예상 취업준비기간 및 1년 이상 미취업 청년 비중 추이. 자료 : 한국경제인협회, 통계청

예상하는 취업 준비 기간은 '6개월 이상'이 67.6%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0.5%, '1년 이상 2년 미만'이 28.2%를 차지했고, '2년 이상'도 8.9%나 됐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 미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 청년 비중은 54.4%로, 2020년 대비 3.2%p 증가했다.

대졸 취업준비생들은 취업난 해소를 위한 정책 과제로 '규제 완화 등 기업 고용 여건 개선'(26.4%)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진로 지도 강화, 현장실습 지원 확대 등 미스매치 해소'(21.9%), '정규직·노조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18.2%) 등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잃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와 고용 여력 확충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수료·졸업생 2938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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