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발했지만…6월 산업생산 두달째 감소

반도체 8.1%나 늘어 생산지수 역대 최고치

공공행정 부문 5.1%↓…전체 지수 끌어내려

생산 분기별로는 6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

내수 부진 지속 소매판매 14년새 최대 감소

2024-07-31     유상규 에디터

6월 산업생산이 반도체 급증에도 불구하고 두 달째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지수가 역대 최대를 나타내는 기염을 토했지만, 전체 산업생산의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전달보다는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낮아지는 등 내수 부진이 계속됐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지난 5월(-0.8%)에 이어 두 달째 전달보다 줄었다. 분기별로 보면 2분기 전 산업 생산지수가 전 분기보다 0.3% 낮아져 지난 2022년 4분기(-0.7%) 이후 6분기(1년 반)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산업활동동향 (2024년 6월) 자료 : 통계청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은 제조업(0.6%)에서 늘며 0.5% 증가했다. 의약품(-11.7%) 등이 줄었으나,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11월(9.8%) 이후 가장 높은 8.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화학제품은 진단용 시약과 공업용 접착제 등의 생산이 늘면서 전월비 1.2%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로도 반도체(26.9%), 의약품(21.1%) 등의 생산이 늘면서 3.8%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비 0.2% 증가했다. 금융·보험(1.8%), 부동산(2.4%) 등에서 늘고 예술·스포츠·여가(-5.0%), 숙박 및 음식점업(-0.2%) 등에서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도소매(-3.7%) 등에서 줄었으나 운수·창고(8.9%), 금융·보험(2.2%), 정보통신(3.1%) 등이 늘어 0.5% 증가했다.

반면 공공행정 부문이 5.1% 감소하며 전산업 생산 지수를 끌어내렸다. 공공행정은 지난 4월(-0.9%) 감소에서 5월(2.0%) 증가세로 돌아선 지 한 달 만에 다시 큰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은 예산 등의 조기 집행으로 운영비 등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적게 집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는 6월은 상반기 마지막 달이어서 더 많이 집행돼 왔다. 건설업도 –0.3%로 5월(-4.4%)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0% 늘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소매판매는 3월에 1.1% 증가한 뒤 4월(-0.6%), 5월(-0.2%) 두 달 연속 감소했었다. 음식료품과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0.9%)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승용차 등의 내구재(5.2%)와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0.8%)에서 판매가 늘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6월 산업활동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4.7.31. 연합뉴스

하지만 소매판매를 전년과 비교하면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6월 소매판매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나 줄면서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8.3%), 의복 등 준내구재(-3.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2%)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다. 분기로 보면 지난 2분기 소매판매는 작년보다 2.9% 감소했다. 감소 폭이 2009년 1분기(-4.5%) 이후 최대다. 승용차 판매 등이 소폭 늘었지만 전반적인 소비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설비투자는 4.3% 늘었다. 5월 3.6% 감소한 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 투자가 6.5% 늘었다. 반면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는 2.8% 감소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감소했다.

선박을 제외한 기계류 내수출하는 기계장비(2.8%) 등이 늘었으나, 의료정밀광학(-27.3%) 등이 크게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국내 기계수주도 공공운수업 등 공공(-19.8%) 및 전자·통신 등 민간(-2.8%)에서 모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다.

 

경기순환 변동치 (2024년 6월) 자료 : 통계청

건설기성(불변)은 0.3% 줄며 두 달째 감소했다. 토목(6.1%)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지만, 건축(-2.3%)에서 줄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철도·궤도 등 토목(61.7%)과 공장·창고 등 건축(8.2%) 등에서 늘며 25.9% 증가했다. 2분기 건설수주도 작년 같은 시기보다 15.5% 늘며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월보다 0.1p 낮아져 넉 달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8로 0.2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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