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3%에 환호하더니…2분기 성장률 도로 0%?

금융권, 2분기 0% 예상…일부 증권사 마이너스 전망

정부는 1분기 1.3% 성장률에 들떠 연간 전망치 올려

윤 대통령 "코로나 때 빼면 4년여 만에 최고 성장률"

반짝 실적치 부풀리기보다 서민 생활 어려움 살펴야

2024-07-04     유상규 에디터

지난 1분기 '깜짝' 성장률에 정부가 올렸던 환호가 한 분기 만에 성장률 '0%'라는 실망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지난달 5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3%로 2년여 만에 가장 높게 나오자 정부는 아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이라는 조건까지 붙여 오랜만에 보는 1%대 성장률을 자찬하기 바빴다.

1%대 성장률이 그렇게까지 환호할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2분기 성장률은 0.0% 혹은 아예 마이너스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경제성장률은 직전 분기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1분기 성장률이 높으면 2분기 성장률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왜 이토록 호들갑을 떠느냐다. 몇 년만에 보는 고성장이라며 바람을 넣었다가 한 분기 만에 김새는 소리가 국민들을 더 지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주요기관 경제성장률 전망치 전망치 변화

3일 금융기관과 금융연구소들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0% 안팎으로 전망했다. 우리은행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7월 금융시장 브리프'는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0.0%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국고채 금리의 하방 압력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를 0.0%로 가정했다.

한은은 지난 5월 23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높이면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을 2.9%로 내다봤다. 이를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1.3%로 역산해 보면, 한은도 2분기 성장률을 0.2%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다른 금융기관과 연구소들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몇몇 증권사 등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2024 주요 경제지표 전망 수정 내역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이처럼 낮게 나오는 것은 1분기 기저효과 때문이다.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로 계산하기 때문에 1분기 수치가 높았던 만큼 2분기는 낮게 나올 요인이 더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2% 중반으로 예상한다면 2분기 성장률은 0% 안팎일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1.3%로 나오자 올해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6%로 올려 잡았다. 반도체 경기 호전에 힘입은 수출 회복세에 크게 고무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온 것 또한 전분기 저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기준연도 변경(2015→2020년)에 따른 영향이다. 마치 경제가 급격하게 회복된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킨 정책 당국의 태도는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7.3.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3%를 기록했다"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4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서까지 1분기 수치를 과장하려는 의도라 볼 수 있다.

여전히 내수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실제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의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 발표는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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