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돌파한 탄핵 청원…외국 언론 "기름 부은 거부권"

채상병 수사외압‧김건희 비리 특검법안 지목

"윤석열 국정 수행에 대한 전국적 불만 반영"

"국회 추가 조치 없으면, 대중 분노 넘칠 것"

로이터 "취임 후 인기 잃어…지지율 25%"

외국 언론, 전쟁 위기‧일본 핵오염수에 귀책

2024-07-03     이유 에디터

 

29일 서울시청과 서울역,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제96차 촛불집회 거리행진 모습.  2024. 06.29.   이호 작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3일 오전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 20일 등록된 지 13일 만이다. 온라인에서 들불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한국의 윤석열 탄핵 촉구 운동에 세계 주요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 대표적인 매체가 호주 최대 공영 방송인 ABC뉴스다. 호주 ABC는 2일 자 기사를 통해 '윤석열 탄핵 요구' 국회 청원의 국민동의 진행 상황, 폭발적 참여로 인한 장시간 접속 대기와 시스템 장애, 그리고 탄핵 청원의 이유와 향후 전개 시나리오 등을 자세히 다뤘다.

ABC는 "그 청원은 윤석열(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만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을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며 청원인이 제시한 5가지 탄핵 촉구 사유와 관련해 △ 젊은 해병 사망 수사에 대한 개입 혐의 △ 대통령 부인의 부패 스캔들 △ 한반도의 군사 긴장 고조 △ 친일 정책 △ 일본의 핵폐기 처리수 방출 방조 등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호주와 미국 대학 한반도 전문가를 내세워 이번 국회 청원 사태를 진단했다.

 

윤석열 탄핵 실시간 집계 웹페이지 '탄핵멍' 화면 갈무리 화면. 2024.7.3.

"윤석열 국정 수행에 대한 전국적 불만 반영"

"국회 추가 조치 없으면, 대중 분노 넘칠 것"

호주 모내시대 한국학연구허브의 앤디 잭슨 부교수는 이번 청원은 "윤 대통령과 그의 국정 수행에 대한 전국적인 불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많은 서명과 이렇게 광범위한 불만을 접수한 위원회(국회 법제사법위)는 추가 행동을 권고할 것 같다"고 했다. 잭슨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중의 분노가 끓어 넘치고 시민들이 대규모로 가두로 뛰쳐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시민이 보기에 자신들의 정당한 주장을 경청하지 않는 경우 한국에선 시위와 직접 행동은 디폴트(기본 설정) 모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실제 탄핵에 대해서도 잭슨 부교수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윤의 인기가 완전히 무너지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대표적으로 대북한 강경 스탠스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 용인이 일본에 굴복한 것으로 비치면서 "엄청난 적의"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잭슨은 윤 대통령은 "이 모든 분야에서 보수 박근혜(전 대통령)의 '지도자 1인 중심'의 정치 규칙과 강력한 유사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ABC 방송은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 있고, 탄핵 인용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노무현(2004년), 박근혜(2017년)두 번 국회의 탄핵 소추가 진행됐지만, 노 대통령은 헌재에서 살아났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4. 06.26 연합뉴스

"두 법안, 윤석열 거부권 행사가 기름 부어"

채상병 수사외압, 김건희 비리 특검법안 지목

미국 노스 그린빌대 정치학과의 이종은 부교수는 "야당들은 이 청원을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경고를 보내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지금은 탄핵이 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배경을 조목조목 짚었다. 뭣보다 대국민, 대언론 소통 부재, 독선적 국정 운영, 이너써클 위주의 협소한 인재 기용 등으로 취임 이후 지난 2년여간 그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왔다는 게 그의 견해다. ABC 방송은 윤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25% 안팎에 머무는 등 2022년 취임 이후 인기가 없었으며, 여당인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 신임 평가로 널리 인식됐던 4월 총선에 참패를 겪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급기야 탄핵 요구 국민 청원으로 비화된 것과 관련해 이 부교수는 "야당이 추진한 두 법안에 대한 윤의 거부권 행사가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BC는 고가의 디올 백 수수 등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 수사법안이 그 하나이고, 지난해 홍수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한국의 해병 상병의 사망 원인 관련 수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법안이 다른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 부교수는 "야당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정의에 대한 방해이며, 그의 부인과 대통령실, 심지어 그의 비행 의혹들을 숨기기 위한 시도라고 비난해왔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대한 동의가 100만 명을 넘어선 3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 등이 촛불집회 개최 등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07.03 연합뉴스

로이터 "취임 후 인기 잃어…지지율 25%"

북한과 전쟁 위험, 후쿠시마 오염수 거론

로이터 통신도 1일 자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온라인 국회 청원 사이트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면서 시스템이 지연과 지장을 겪고 있다면서 대중의 헌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전했다.

탄핵 청원 사유에 대해 로이터는 "그 청원은 윤(대통령)이 부패와 아울러, 북한과의 전쟁 위험을 부추기고, 일본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방사능 처리수 방출을 막지 못해 한국인의 건강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재작년 취임 이후 인기를 잃었다면서 지난 4월 이후 지지율이 25% 안팎을 맴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CNBC방송,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도 로이터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튀르키예의 아나돌루 통신도 "한국이 직면한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한국 대통령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국회의원들에게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국회 사이트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