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폐업 올해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4월까지 4.3만 건에 5442억 원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보다 금액 20%, 건수 10% 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 금리, 환율 등 3高 계속돼
누적된 부실 폐업으로 이어져 올해도 큰 폭으로 늘듯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이 올해 들어서도 줄어들 기미없이 더욱 늘고 있다. 경기 위축과 소비 부진으로 한계에 닥친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결과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이나 노령 등의 생계위험으로부터 생활의 안정을 기하고 사업재기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사업주의 퇴직금을 위한 공제제도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544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9% 늘었다. 지급건수도 4만 3000건으로 9.6% 증가했다.
지난해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은 11만 건에 1조 2600억 원이 지급돼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급건수 10만 건과 지급액 1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지급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커진 것은 경기 위축과 소비 부진 등 여건 악화로 한계 상황에 몰리는 소상공인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소상공인들은 지난 2019년 코로나 충격에 이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의 3고(高)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사태 때는 대출로 버텨왔는데 이후에도 내수가 기대보다 살아나지 않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누적된 부실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64.8이고 전통시장은 56.1에 각각 그쳤다. 지난달 18∼22일 소상공인 2400개와 전통시장 1300개 업체를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모두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을 꼽았다. 금리와 물가가 높은 상태를 유지해 비용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소상공인 폐업 공제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경숙 의원은 "고금리·고물가에서 실질임금 감소와 소비 부진으로 소상공인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