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20년 정치 최대 위기 …"기회 달라"에 민심은 싸늘
[관심 지역구] 여야 대표 주자, 중량급 정치인들
잠룡들 ‘정치 생명’ 건 총력전…비상이냐 추락이냐
계양을 이재명, 원희룡에 줄곧 여유 있게 리드
분당갑 이광재, 안철수에 역전 후 우세 굳히기
하남갑 추미애 ‘윤 호위무사’ 이용에 줄곧 앞서
양산을 김두관, 숙적 김태호에 박빙 우세 양상
용산 강태웅, 재대결 권영세에 설욕 가능성 커져
화성을 막판 추격 이준석, 시간 없고 갈 길 멀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6일로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한국 정치에 지각 변동을 부를 공산이 크다. 그래서 전국 254개 지역구 어느 한 곳 소중하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나 좀 더 주목할만한 몇몇 지역구가 있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이른바 ‘잠룡들’을 비롯한 여야 대표급 주자들과 중량급 정치인들이 ‘미래로 가는 관문’을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곳들이다. 이미 우열이 가려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 중이다.
인천 계양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대결하는 곳이다. 내일로미래로 최창원 후보와 무소속 안정권 후보도 있지만 변수는 못 된다. 이번 총선에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후보의 사활이 걸려 있다. ‘민주개혁 진영의 총사령관’(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말)으로서 마땅히 총선 전체의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남은 3년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저지하고 정권을 탈환하라는 민주개혁 시민들의 염원에 부응할 수 있다. 또한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몰아치는 윤 정권의 ‘이재명 죽이기’에 맞서려면 개인 차원에서도 지역구인 계양을에서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두 가지 목표 모두 달성해야 차기 대권 재도전의 길이 열린다. 사실상 맞상대는 3선 의원과 제주도지사에 이어, 윤 정권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국힘 원희룡 후보다. 차기 국힘 대선 후보를 꿈꾸는 원 후보는 체급을 올리고자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계양을로 출마했다. 그에게도 이번 선거에 정치 생명이 달려 있음은 물론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추세를 보여주는 MBC-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의 ‘여론M’에 따르면,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대체로 원희룡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4자 대진표가 확정된 3월 25일 이후 지금까지 전화면접 5개, 자동응답방식(ARS) 6개 등 모두 11개의 조사가 있었지만, 이 후보가 원 후보에게 진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거대 양당 후보의 격차는 3월 25~26일 미디어리서치-뉴스핌 조사(무선·유선 ARS, 501명, 응답율 6.2%, 95%±4.4%포인트)와 한국갤럽-뉴스1 조사(무선전화면접, 502명, 응답률 18.5%, 95%±4.4%포인트)에서 각각 3.5%포인트와 4.0%포인트로 나타나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다. 3월 31일~4월 1일 미디어리서치-경기일보 조사(무선·유선 ARS, 500명, 응답률 5.7%, 95%±4.4%포인트)에서도 3.4%포인트의 격차가 났다. 그러나 나머지 8개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원희룡 후보를 9.9%~18%포인트로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특히 4월 1~3일 한국리서치-KBS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15.5%, 95%±4.4%포인트)에선 이재명 54%, 원희룡 37%로 그 격차는 17%포인트였다. 전국 선거를 지휘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검찰의 집요한 요구로 계속 재판정에 출두해야 하는 ‘불공정한’ 선거 환경에서도 계양을 선거에 올인하는 국힘 원희룡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리는 모습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성남 분당갑의 관심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국민의힘 현역 지역구 의원인 안철수 후보를 잡을 수 있느냐다. 개혁신당 류호정 후보가 중도 하차하면서 거대 양당 후보의 일대일 구도가 됐다. 고향인 강원도에서 3선 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정계 복귀를 꿈꾸고 있고, 4선에 도전하는 안철수 후보는 국힘 차기 대선 주자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하다.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는것도 그래서다.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오차 범위 내에서 이 후보가 박빙 우세를 굳히는 양상이다.
2월 25~26일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의 양자 대결 조사(무선 ARS, 512명, 응답률 8%, 95%±4.4%포인트)를 포함해 전화면접 15개, ARS 4개 등 모두 19개의 조사가 있었다. 이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49.8%를 얻어 40.2%를 얻은 이광재 후보를 9.6%포인트 앞선 뒤 오차 범위 안팎에서 꾸준히 리드를 지켜왔다. 그러나 점점 그 격차가 좁아지다가 3월 13~14일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08명, 응답률 15%. 95%±4.3%포인트)에서 안철수 40.7%, 이광재 40.6%로 바짝 붙었다. 그런 뒤 3월 17~18일 넥스트리서치-MBN/매일경제 조사(무선전화면접, 512명, 응답률 12.7%, 95%±4.3%포인트)에서 안철수 44%, 이광제 45%로 첫 추월을 허용했다. 그 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또한 4월 2~3일 한국갤럽-중앙일보 조사(무선전화면접, 501명, 응답률 17.5%, 95%±4.4%포인트)에선 이광재 49%, 안철수 43%, 그리고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08명, 응답률 18.5%. 95%±4.3%포인트)에선 이광재 45.8%, 안철수 40.4%로 각각 조사됐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기 하남갑에선 5선 의원을 지내고 최초 여성 국회의장을 꿈꾸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실장으로 '호위무사'라고 불리는 국민의힘 의원 이용 후보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했던 추미애 후보와 민주당으로선 ‘윤석열 측근’인 이용 후보를 꼭 잡아야 할 곳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3월 20일~4월 3일 기간에 전화면접 5개, ARS 4개 등 모두 9개가 있었다.
추미애 후보가 44.3%로 32.2%를 얻은 이용 후보를 12.1%포인트로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3월 20~21일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03명, 응답률 19.1%, 95%±4.4%포인트)를 비롯해 모든 조사에서 추미애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오차 범위 내 우위로 박빙인 조사도 4개 있었다. 3월 23~26일 한국리서치-한국일보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응답률 12.4%, 95%±4.4%포인트)에선 그 격차가 8%포인트였다. 또한, 3월 24~25일 KSOI-경인일보 조사(무선 ARS, 503명, 응답률 7.5%, 95%±4.4%포인트)와 최근 4월 2~3일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조사(무선 ARS, 501명, 응답률 9.2%, 95%±4.4%포인트), 그리고 4월 3일의 한국갤럽-중앙일보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응답률 14.6%, 95%±4.4%포인트)에선 각각 4.6%포인트와 4.7%포인트, 3%포인트였다.
삼자 대결 조사에서 꾸준히 1~2%를 얻는 자유통일당 주옥순 후보의 최근 사퇴가 보수 결집을 유도하며 막판에 양당 후보의 격차를 더 좁힐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추미애 51%, 이용 38%로 13%포인트 격차를 보인 4월 1~2일의 케이스탯리서치-TV조선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응답률 13.3%, 95%±4.4%포인트)도 있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남 양산을은 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의 일대일 구도다. 두 거물급 후보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된 탓인지 2월 13일~4월 2일 기간에 전화면접 16개, ARS 7개 등 무려 23개의 여론조사가 쏟아졌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김두관 후보의 박빙 우세를 굳혀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월 13~14일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조사(무선 ARS, 501명, 응답률 8%, 95%±4.4%포인트)에서 김두관 40.6%, 김태호 48.7%로 국힘 김태호 후보가 8.1%포인트 격차로 리드했으나, 약 한 달 후인 3월 10~11일 엠브레인퍼블릭-YTN 조사(무선전화면접, 503명, 응답률 12.9%, 95%±4.4%포인트)에서 김두관 41%, 김태호 34%로 첫 역전을 허용했다. 같은 기간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MBC 조사(무선전화면접, 501명, 응답률 16.9%, 95%±4.4%포인트)에선 두 후보가 43%씩으로 동률을 이루기도 했다. 두 후보가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초접전 양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김두관 후보가 박빙 우세 속에 격차를 벌여나가는 모양새다. 가장 최근인 4월 2~3일의 엠브레인퍼블릭-YTN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응답률 13.3%, 95%±4.4%포인트)에선 47%를 얻은 김두관 후보가 37%를 얻은 김태호 후보를 오차 범위 밖인 10%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한편 총 23개 여론조사 중 한 개는 동률이고 김두관 후보가 13개, 김태호 후보가 9개에서 앞섰지만, 그 가운데 17개는 오차 범위 안에서 김두관이 9개, 김태호가 8개 각각 앞섰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 용산에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통일부 장관, 주중국 대사를 지낸 국민의힘 현 지역구 의원인 4선의 권영세 후보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친다. 리턴매치인 셈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바람이 서울을 휩쓸었지만, 용산에선 강태웅 후보가 당시 미래통합당(국힘 전신)의 권영세 후보에게 890표(0.66%포인트)란 간발의 차이로 눈물을 삼켰다. 여론조사를 보면, 용산에서는 1월 10~11일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12명, 응답률 11.5%, 95%±4.4%포인트)를 포함해 그동안 전화면접 9개, ARS 1개 등 모두 10개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4월 2~3일 넥스트리서치-MBN/매일경제 조사(무선전화면접, 504명, 응답률 12.5%, 95%±4.3%포인트)에서만 강태웅 45%, 권영세 46%로 강 후보가 1%포인트 밀렸다. 나머지 9개 조사에선 최소 1%포인트에서 최대 7%포인트 차이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중이지만, 강 후보가 모두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의 4월 2~3일 한국갤럽-서울경제 조사(무선전화면접, 502명, 응답률 16.6%, 95%±4.3%포인트)에선 강태웅 47%, 권영세 40%로 강 후보가 7%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기 화성을 선거엔 국민의힘의 대표를 지냈으나 탈당해 만든 개혁신당 대표인 이준석 후보의 정치 미래가 걸려 있다. 39세의 젊은 나이지만 벌써 총선에 3번 출마해 고배를 마셔 ‘마삼중’이란 별명이 붙은 이 후보는 화성을에서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민주당 공영운 후보,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 출신인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는 3월 15~16일 한길리서치-인천일보/경인방송 조사(무선 ARS, 503명, 응답률 6.3%, 95%±4.4%포인트)를 포함해 전화면접 12개, ARS 8개 등 모두 20개 쏟아져 화성을 선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46.2%를 얻어, 각각 20.1%와 23.1%를 얻은 한정민, 이준석 후보를 크게 따돌린 뒤, 오차 범위 밖에서 꾸준히 리드해왔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4월 2~3일의 엠브레인퍼블릭-YTN 조사(무선전화면접, 501명, 응답률 11.1%, 95%±4.4%포인트)에선 이준석 후보가 31%를 얻어 40%를 얻은 공영운 후보를 9%포인트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그러나 4월 3일 한국갤럽-중앙일보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응답률 11.1%, 95%±4.4%포인트)에선 공영운 43%, 한정민, 17%, 이준석 31% 등으로 공 후보가 이 후보를 12%포인트 앞섰다. 공 후보가 이 후보의 막판 추격전을 어떻게 따돌리느냐가 관건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기 고양갑에선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정치적 운명이 지켜볼 포인트다. 진보 개혁 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심 후보가 정의당 간판을 달고도 내리 4선에 성공했고 이번에 5선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눈초리가 싸늘하다. 그가 지난 대선 때 빗발치는 후보단일화 요구에도 정의당 후보로 ‘완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노’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민심은 두 개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3월 20~21일 여론조사꽃의 조사(무선전화면접, 505명, 응답률 14.2%, 95%±4.4%포인트)에서 민주당 김성회 41.3%, 국민의힘 한창섭 23.8%, 녹색정의당 심상정 13.9% 등으로 나왔다. 3월 23~24일 KSOI-경인일보 조사(무선 ARS, 500명, 응답률 7.5%, 95%±4.4%포인트)에서는 김성회 48.3%, 한창섭 29.4%, 심상정 12.4%, 무소속 김성남 2% 등으로 더 격차가 났다. 심 후보가 선거비 전액 보전 득표율인 15%도 못 넘고 있다.
다급한 듯 녹색정의당 지도부와 총선 출마자들이 4일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큰 절로 호소하고, 뒤늦게 심 후보가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퇴행을 정의롭게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 태풍에 휩쓸려 ‘선거 초보’인 방송인 출신의 민주당 김성회 후보,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국힘 한창섭 후보에게 꽤 큰 격차로 밀리고 있다. 2004년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심상정 후보는 정치 인생 20년인 이번 선거를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란 옛말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