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첫날, 역대 총선 최고치…70% 투표율에 성큼

2일차 투표 1일차보다 항상 높아…30% 이상 기대감

지난 총선·대선 높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최종투표율 견인

30%대 사전투표율 나오면 총 투표율 70%도 기대 가능

TK보다 호남 사전투표율 상승세 높아…진보 결집세 강해

정권심판 구도 속 총선…최종 투표율이 경합지 당락 좌우

민주당 목표 71.3%…"65% 이상 투표율 나오면 유리해"

2024-04-05     김성진 기자

"정치평론가들은 투표율이 마지막 총선 변수이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 직전 대선 투표율 77.1퍼센트와 지선 투표율 50.9퍼센트의 평균값은 64퍼센트다. 나는 이번 총선 투표율이 그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어쩌면 70퍼센트를 넘길지도 모른다. 0.7퍼센트 차이로 승부가 났던 대선의 연장전 같기 때문이다."(유시민 작가, 4월 1일자 칼럼 <선거여론조사는 반드시 틀린다>)

지난 대선의 연장선인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을 가늠할 첫날 사전투표가 5일 마감됐다. 1일차 사전투표율 집계 결과는 15.61%. 2020년 21대 총선 첫날 사전투표율(12.14%)보다 3.47%포인트 높아져 역대 총선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전국단위 선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22년 20대 대선의 첫날 사전투표율(17.57%)엔 1.96%포인트 미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목표한 사전투표율 31.3% 고지의 절반 수준에는 다가섰다. 점령 고지가 보이는 능선까지 오른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4천428만11명 가운데 691만510명이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첫날 최종 투표율은 15.61%로 집계됐다. 2024.4.5. 연합뉴스

최종 사전투표율, 지난 대선 근접할까?

최근 있었던 전국단위 및 보궐 선거 추세에 따르면 2일차 사전투표는 항상 1일차보다 높았다.

2020년 21대 총선 1일차 사전투표율은 12.14%, 2일차는 14.55%였고, 2022년 20대 대선은 1일차 17.57%, 2일차 19.36%였다. 2022년 6·1지방선거도 1일차 10.18% 2일차 10.44%로 근소하지만 2일차 투표에서 앞섰다. 역대 재보선 최고치를 기록했던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역시 1일차 8.48%, 2일차 14.16%로 2일차 투표율이  높았다. 지난 선거를 고려하면, 이번 총선 역시 2일차에 더 높은 투표율이 전망된다.

또한 최근 대선과 총선 사전투표율만 놓고 봤을 때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높은 총선 2일차 사전투표율도 기대해볼 만하다. 그동안 최종 투표율은 총선보다 대선이 높았지만, 사전투표율만 한정해서 본다면 △2016년 20대 총선 12.19% △2017년 19대 대선 20.06% △2020년 21대 총선 26.69% △2022년 20대 대선 36.93%로 대선·총선 구분없이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아울러 그동안 치러진 선거의 1일차 사전투표율과 2일차 사전투표율을 비교하면 최종 사전투표율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20대 대선 직후 정권안정론 속에서 치러졌던 6·1지방선거는 2일차 사전투표율이 1일차보다 0.26%포인트밖에 높지 않았지만, 정권심판 구도에서 치러진 지난해 10·11 보궐선거는 2일차와 1일차 사전투표율 격차가 5.6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4년 전 21대 총선의 경우 2일차 사전투표율이 1일차보다 2.41%포인트 높았고, 20대 대선은 2일차 투표율이 1일차보다 1.79%포인트 높았다.

그동안의 투표 경향을 고려하면, 직관적인 분석으로 지난 총선·대선 수준인 2%안팎에서 정권심판 구도가 명확했던 재보선 수준인 5% 후반대까지 2일차 투표율이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같은 분석에 따르면 사전투표율 30%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고, 지난 대선의 최종 사전투표율(36.93%)에 근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사전투표율.

높은 사전투표율은 어디에 유리할까?

그렇다면 높은 사전투표율은 어디에 유리할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사전투표율이 올라가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기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고,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도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좋은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지만, 사전투표가 보수에 유리한 신호가 된다거나, 보수 진영이 결집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오히려 반대다.

22대 총선 1일차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모든 지역의 투표율이 21대 총선에 비해 높아졌으며, 투표율이 가장 높은 6개 지역은 △전남(23.67%) △전북(21.36%) △광주(19.96%) △강원(17.69%) △세종(16.99%) △경북(16.24%)순으로, 민주당이 180석으로 압승을 거뒀던 4년 전 21대 총선과 상위 6개 지역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15.83%) △충남(15.70%) △충북(15.69%) ▲전국평균(15.61%) △경남(15.27%) △제주(15.10%) △부산(14.83%) △울산(14.80%) △대전(14.66%) △인천(14.50%) △경기(14.03%) △대구(12.26%)순이었는데, 하위 3개 지역(인천·경기·대구) 역시 지난 총선과 동일했으며, 중간그룹만 일부 변동이 있었다. 따라서 지난 대선과 비교했을 때 지역별 변동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수준이 지난 총선과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민주당 표집이 강한 호남 지역과 국민의힘 표집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을 놓고 보면 양 진영의 사전투표 결집력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전남, 전북, 광주는 1일차 사전투표율이 지난 총선 대비 각각 4.86% 4.15% 4.54% 올랐지만, 경북과 대구는 2.48% 2.02%의 상승률에 그쳤다. 통상 2일차 투표 비슷한 경향을 띠었던 만큼, 지역 성향으로만 본다면 보수 진영보다 진보 진영 결집이 더 강하게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진보 진영 결집이 강한 재외국민 투표율이 6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높은 사전투표율 역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사전투표를 앞두고 '대파 875원 논란'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의대정원 증원 문제' 등으로 정권심판 또는 비판 이슈가 크게 부각됐던 점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한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컨벤션 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4.4.5. 연합뉴스

최종 투표율 70% 넘길 수 있을까?

높은 1일차 사전투표율이 그대로 본투표까지 이어질지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그간 2일차 사전투표 경향, 20대 대선의 높은 사전투표율(36.93%)이 최종 투표율(77.1%)을 높였고, 21대 총선의 높은 사전 투표율(26.69%)이 24년 만에 최고치 투표율(66.2%)을 견인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30%를 훌쩍 넘는 사전투표율이 나온다면 70%대 투표율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

일단 총선 전반전인 사전투표는 민주·진보 진영이 더 순조롭게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높은 사전투표율이 대체로 민주·진보 진영에 유리했고, 선거 자체도 정권심판 구도 위에서 치러지는 만큼 사전투표 첫날의 열기는 민주·진보 진영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 지역별 투표율이나 재외국민 투표율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다만 여야가 50~60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고 오느냐가 승부를 가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양당의 막판 결집을 고려하면, 65% 이상 투표율이 나와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이 총 투표율 71.3%, 사전투표율 31.3%를 목표로 내건 것은 그만큼 투표율이 막판 최대변수라는 점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막판까지 지지층 집결을 호소할 예정이다.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에 힘 실어주자는 기류와 이에 위기감 느낀 양당 결집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 뚜렷한 흐름"이라며 "막판 보수결집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예측이 어려우나 과반 달성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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