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논란 비서관, 국힘 서대문갑 캠프 사직서 제출

국힘 이용호 캠프 채용된 서대문구청장 아들 사의

인요한 이어 이용호까지 서대문 유력 정치인 보좌

민주 "서대문갑 출마하려면 구청장 아들 채용 필수냐"

이용호 캠프 "김동아 후보 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

"선거 경험 많고 서대문 잘아는 청년 영입한 것"

2024-03-30     김성진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신촌 유플렉스 인근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8.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갑 국민의힘 후보인 이용호 의원 사무실에 채용돼 ‘아빠 찬스’ ‘특혜 채용’ 논란이 일었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아들 이모 씨가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 26일자 서대문구청장 아들이 국힘 서대문갑 후보 비서관

의원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의원실은 지난달 이 구청장의 아들 이 씨를 8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이 씨가 채용된 시기는 공교롭게 이 의원의 서대문갑 단수공천을 앞둔 시기였다. 지역 정가에선 서대문갑에서 두 번 국회의원(16대 한나라당·18대 새누리당)을 지냈던 현직 구청장의 아들이 총선을 앞두고 서대문갑에 출마한 의원의 사무실에 채용된 것을 두고 ‘특혜채용’ 비판이 제기됐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에도 국민의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현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의 수행실장으로 기용된 사실이 확인돼 특혜채용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서대문갑 출마를 염두에 둔 인 전 위원장이 서대문구청장 아들을 수행 보좌진으로 기용해 미리 지역 기반을 닦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의원실 채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반발했다. ‘청년 전략 특구’ 경선을 통과해 공천장을 받은 민주당 김동아 후보(서대문갑)는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며 취업문 뚫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 의원의 서대문구청장 아들 채용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누가 봐도 현역 구청장인 아버지의 영향력, 즉 아빠찬스를 의심케 하는 채용”이라며 “특히 이용호 후보는 이성헌 구청장의 아들 채용 목적이 선거용이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 명확히 밝혔다. 서대문갑 지역을 잘 알며 정치적 소양이 있는 청년이 그 한 명뿐인 것은 아닐 텐데, 왜 굳이 현역 구청장의 아들이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쯤되면 불공정 채용을 넘어 구청장의 아들을 매개로 한 관건 선거까지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자신을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선택한 남원임실순창 주민들을 일찌감치 내팽개치고 재선을 향해 떠돌다 서대문에 둥지를 튼 이 후보는, 현직 구청장의 아들을 비서관으로 불공정하게 채용한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대문구 아현역에서 김동아(서대문갑), 이지은(마포갑) 후보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3.26 [공동취재] 연합뉴스

민주당 선다윗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7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에서 서대문구 갑에 출마하려면 서대문구 갑에서 6번 선거를 나섰던 현직 구청장의 아들을 채용하는 것이 ‘필수코스’냐”며 “서대문구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라 채용했다고 변명하지만, 아버지가 구청장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쉬이 구직할 수 있었겠냐”고 힐난했다.

선 부대변인은 “더욱이 정치중립의 의무가 있는 이 구청장의 아들이 특정 후보를 돕는다면, 이 청장의 정치중립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냐”며 “이 구청장 아들의 보좌진 채용이 ‘아빠 찬스’ 특권의 결과라면 서대문구 구민께서 국민의힘식 불공정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서대문구 갑에 출마하려면 현직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을 채용해야 하느냐”며 “이 구청장 아들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나길래 어떻게 그렇게 쉬이 구직을 한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아빠 찬스’”라며 “국민의힘은 또다시 아빠 찬스로 청년 세대에게 박탈감을 주려고 하느냐”고 했다.

최 대변인은 “현재 국민의힘 소속의 부산 사하구청장(이갑준)이 구청 지원을 받는 지역단체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당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 구청장도 정치중립의 의무를 저버리고 아들이 돕는 이 후보를 도울 것이냐”고 따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신용한 대변인은 29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 후보 측의 ‘공정불감증’이 개탄스럽다. 과연 서대문구갑을 잘 알고 정치적 역량이 있는 청년이 이모 씨뿐이었는지 이 후보 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유력 정치인 두 사람의 비서진으로 연달아 기용됐다면 누가 봐도 ‘아빠 찬스’와 ‘불공정 채용’이라는 정황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 대변인은 김 후보가 청년 경선을 통과한 것을 언급하며 “아빠 찬스로 연이어 불공정 채용이 된 것이 아닌지 의심받는 이 구청장 아들과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당원과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청년 후보와, 현직 구청장의 아들을 미심쩍은 정황으로 채용하고 자신을 두 번이나 뽑아준 지역구를 버리고 날아든 후보 중 누구를 택해야 할 것인지는 아마도 서대문구갑 주민 여러분께서 가장 잘 아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왼쪽 세번째부터 서대문갑 국민의힘 이용호 후보,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서대문을 국민의힘 박진 후보. 2024.3.25. 박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용호 의원실은 반발했다. 이 의원 쪽은 이날 오후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늘 김동아 민주당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다”며 “김 후보가 지난 27일 ‘국민의힘 이용호 후보 비서관이 현 서대문구청장 아들! 불공정 채용 의혹!!’이라는 허위사실 문자를 유권자들에게 발송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비서관 채용은 불공정 채용과 전혀 무관하다”면서 “저는 작년 11월부터 8급 비서관 채용을 위해 2차례나 공고를 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연세대 정경대학 학생회장을 지내고, 선거 경험도 많으며, 서대문을 잘 아는 청년을 절차에 따라 영입하다시피 하며 채용했다”고 했다.

이 의원 쪽은 “성인은 부모와 독립된 주체이고 8급 비서관을 하기에 능력과 자질이 넘치는 유능한 인재라 채용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해당 비서관은 상대 후보 측의 저열한 정치공세로 선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김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따른 응분의 처벌을 받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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