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파티' 한동훈 비대위 체제…"인사참사 시즌2"
법무장관 시절 옷도둑에 교정정책 맡긴 한동훈
검증한 고위공직자 후보 78.6%가 '부적격자'
비대위원 전화해서 모았다더니 망언 제조기만
장경태 "컨셉트가 망언이냐?…국민 심판할 것"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 한동훈의 '부실 인사검증'이 도마에 올랐던 지난 10월, 법무부는 교정정책 자문기구에 옷 절도 혐의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김필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국민의힘 경기 안양동안을 당협위원장)을 위촉했다. 범죄자에게 교정 정책 자문을 맡긴 셈이다(10월 20일자 법무부 교정 자문위원에 국힘 '옷 절도 혐의자').
김 이사장은 옷 절도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3개월' 중징계 처분까지 받았다. 그러나 법무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다가 <시민언론 민들레>가 취재에 들어가자 "해촉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교정정책 자문기구 위원직과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법무부 장관 시절 이해할 수 없는 '안목'은 한두 번 문제가 된 게 아니다. 김필여 전 이사장 같은 자문기구 위원 수준을 넘어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는 정부 고위공직후보자 검증에 있어선 더더욱 문제가 도드라졌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 초 인사검증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면서 각종 논란에도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를 강행하고, 검증의 '칼'을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비대위원장에게 맡겼다. 그러나 한동훈의 인사정보관리단의 인사검증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참여연대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기준으로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이후 인사청문회 대상이 된 고위공직 후보자는 14명으로 이 가운데 인사검증 논란이 된 인물은 11명(청문보고서 미채택 8명, 자진사퇴 2명, 임명동의안 부결 1명)이었다. 법무부가 '검증'한 고위공직 후보자 78.6%가 부적격자였던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그때마다 반성보다는 "인사정보관리단은 자료를 수집하는 역할만 하고 가부 판단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거나 "자료들을 프로토콜에 따라 기계적으로 수집하는 역할까지만 한다. 의견을 부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넘기는 역할까지만 한다"며 책임을 대통령실에 떠넘겼다.
민경우, 노인폄하·친일…박은식, 성 편향 논란
일일이 전화했다더니 '망언 제조기'만 모셔와
반성없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28일 출범과 동시에 참사 수준의 문제를 드러냈다.
<한겨레>에 따르면 비대위원으로 지명된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는 보수단체들이 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담은 과거 유튜브 영상이 알려지면서 민 대표는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민 대표는 파문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이미 바로 그 방송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죄송하다'는 사과 취지를 즉시 밝힌 바 있다"면서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친윤석열 성향 단체인 대한노인회는 성명을 내고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0만 노인 세대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노인들 빨리 돌아가라'고 망언한 민경우 소장을 즉각 사퇴시키고, 이런 실수를 저질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항의했다.
민 대표는 자신이 속한 대안연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친일 극우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민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30일에 올린 '주사파식 민족주의의 끝판왕! 봉오동 전투' 영상에서 일본의 식민지 침략에 대해 "우수한 일본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모든 독립운동 영화에는 일본이 조선인의 민족 해방 투쟁에 감화돼서 도덕적으로 회개한다는 식으로만 묘사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처럼 한반도를 경영하려는 거대한 구상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진출했던 일본 청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9월27일 생방송한 '가짜방송 MBC는 자폭하고 해산하라' 영상에 따르면 민 대표는 함께 있던 서민 단국대 교수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건 시민을 향해 "돌 하나 줘봐. 내가 감옥간다 저 XX 죽이고. 저 X같은 새X가 지X이야"라고 했다. 자신을 가로막은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X만한 새끼가 저게" "비켜" 등의 발언도 했다.
다른 비대위원인 박은식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대안포럼' 대표는 지난 10월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성성에 대한 존중,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다.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성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이밖에도 취임사부터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이 '시대 정신'이라고 떠들며 컴플렉스적 반응을 내놨던 한 비대위원장은, 과거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고 변절한 운동권 출신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은 <조선일보> <월간조선> 등과 극우수구 매체와 인터뷰하며 마구잡이 발언을 하고 있다.(5월 8일자 '마녀사냥 도우미'로 변신한 운동권 출신들)
비대위원으로 지명된 김경율 미래세무회계사무소 대표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로, 조국 사태 당시 참여연대를 비난하고 탈퇴한 인물이다. 발언 파문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민 대표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출신으로 '변절한 운동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비대위원장을 향해 "노인 비하에 성 편향 저질까지, 한동훈표 인사참사 시즌2 컨셉은 '망언'이냐?"라면서 "법무부 장관 시절 학폭 등 인사참사를 가져온 장본인이 지명한 인사들의 면모가 아주 화려하다"고 비꼬았다.
장 최고위원은 "그저 민주당 공격에만 혈안이 되어 대신 막말해줄 '망언 아바타'를 찾은 것이냐?"라면서 "이런 망언 제조기들을 모아놓고서 비대위원, 영입인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고 하니 한동훈 비대위의 인사참사 시즌2는 '상대혐오'와 '갈라치기'가 아닐지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대 갈라치기', '성별 갈라치기'로 국민을 현혹해 정치혐오와 분열을 심으려 할수록 국민이 더욱더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