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매칭? 장례식 때 접시 한 장 날라주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민들레'와 인터뷰
"1대1 매칭 관련 다른 유족들 얘기 모두 똑같다”
윤석열 대통령 약속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아
"뭘 지원한단 건지 알 수 없어…빛 좋은 개살구"
“관계 공무원을 1대1로 매칭시켜 필요한 조치와 지원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10월 30일)
“장례식 때 접시 한 장 날라주지 않았다.” (민들레의 유족 인터뷰, 12월 1일)
윤 대통령과 정부의 “유족-공무원 1대1 매칭은 유명무실하기 짝이 없었다. 한 유족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는 증언까지 하고 있는 마당이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1대1 매칭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 약속인데, 과연 그 정도였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유족들의 얘기를 들어보려 했다. 1대1 매칭의 실체를 알아보려면 유족들 대상의 ‘전수조사’를 해봐겠지만, 아직은 유족들의 감정을 헤아려야 하는 시기라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민들레는 1일 유가족협의회 결성을 지지한다는 한 유족과 어렵사리 통화했다. 당사자를 포함, 다른 유족들의 1대1 매칭 평가까지 간접적으로나마 들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1대1 매칭에 관한 한 다른 유족들의 얘기도 모두 똑같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구태여 일일이 다 듣고 확인해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경우 “장례를 치를 때까지 담당관이라는 공무원 1명이 방문했길래 명함을 주고 받긴 했다”며 “장례가 끝나고 나서는 경찰 쪽에서 무슨 트라우마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센터를 소개해준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이 다 끝날 때까지 전화 몇 번 하고, 장례식 때도 접시 한 장 날라주지 않았는데 무슨 1대1일 매칭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의 증언은 다른 유족들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참사로 희생된 고 이주영 씨의 아버지는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1대1 매칭 지원을 한다고 했지만 실제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부분이 없다”면서 “빛 좋은 개살구다. 도대체 무엇을 지원해 주려고 했던 건지조차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대1 매칭하던 경찰관이 유류품을 챙겨 직접 전달해 준 것 말고는 없었다”며 “장례식 때 와서 1대1 매칭을 한다고 필요한 부분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얘기는 했는데 그때는 딱히 요청할만한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 그 이후에는 전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이태원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유가족과 전담공무원을 1대1 매칭해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유가족과 지자체 전담 공무원 간 1대1 매칭도 모두 완료했고 31개 장례식장에도 공무원을 파견해 원활한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발표가 무색하게 1대1 매칭의 허점은 처음부터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참사 직후부터 “도대체 1대1 매칭 공무원이 누구냐”는 유족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에서는 정부의 졸속 대응을 성토하는 유족들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사체검안서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가족들은 연고지 등 원하는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는 데만도 허둥지둥해야 했다.
참사 초기부터 “관계 공무원을 1대1로 매칭시켜 필요한 조치와 지원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은 처음부터 이렇게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