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단독인터뷰 제안 거절한 연합뉴스, 왜?
사측 "뜻하지 않은 오해를 낳을 수 있어서" 해명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언론접근권 봉쇄, 타당한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독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것에 대해 그 사유로 “뜻하지 않은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서였다”고 해명했다.
15일 연합뉴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단독인터뷰 거절은 물론 이 대표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통신 3사' 인터뷰도 거부했으며 연합이 거절한 통신 인터뷰는 최종적으로 뉴시스가 혼자 참여했다.
이 문제가 논의된 지난 13일의 연합뉴스 공정보도위원회에서 나온 내용을 종합하면 연합뉴스 노조는 회사 측에 대해 “이 대표가 취임 후 개별 언론사 인터뷰를 극도로 자제해온 이 대표와의 인터뷰 기회를 타사보다 선점하려고 백방으로 뛰어왔는데, 회사가 이를 무시한 모양새가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확한 인터뷰 거절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누가 결정했는가. 구독료 협상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의식한 게 아니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장의 사기는 더욱 저하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 대표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통신 3사' 합동인터뷰 방식도 거절했다.
노조는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로 '순전히 인터뷰 기사의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면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 대표는 취임 후 개별 언론사 인터뷰를 극도로 자제해왔으며 이전까지 지면·통신과는 인터뷰가 한 번도 없었고, 방송 인터뷰도 설 명절 KBS 인터뷰 한 차례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대표가 인터뷰를 요청하기 바로 전날인 8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고, 이 자리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 '무기한 단식' 등으로 뉴스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어떤 질문을 하는지에 따라 충분히 의미 있는 기사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이 대표는 인터뷰를 제안하면서 '현안을 충분히 물어봐도 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정확한 인터뷰 거절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누가 결정했는지, 구독료 협상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의식한 게 아니었느냐는 얘기도 나오는 등 현장의 사기는 더욱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에 보낸 답변서에서 "'인터뷰 기사의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밝힌다"면서 "뉴스 가치가 있는 주요 인물의 인터뷰는 당연히 하는 것이 맞고 야당팀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이해하지만 자칫 인터뷰가 뜻하지 않은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면 시기와 형식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런 판단은 인터뷰 요청 주체가 제1야당 대표냐 여당 대표냐, 아니면 제3의 주요 인물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니며 무작정 구독료 협상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의식한 것이라고 보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아 온 이 대표가 검찰 소환을 앞둔 상황에서 연합뉴스에 단독 인터뷰를 제안해 왔는데 당연히 그 의도나 파장도 고려해 볼 수 밖에 없었다. 이 대표 측이 다시 제안해 온 통신3사 인터뷰는 형식상 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연합뉴스가 그동안 AP, 교도통신 등 외국 통신사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주요국 대통령을 인터뷰한 적은 있지만 뉴시스·뉴스1과 공동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면서 "이런 판단하에 이 대표가 인터뷰 대신 기자회견을 하거나 입장문을 내면 충분히 다뤄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이 대표의 입장을 그간 아침 최고위원회의 발언 등을 통해 계속 다뤄온 만큼 단식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이 대표에게 궁금하고 필요한 질문을 추가로 던져 와이드 박스 형태로 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측의 이같은 설명은 그러나 중요한 취재원인데다가 개별 언론사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아 왔던 야당 대표의 단독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이유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특히 연합뉴스가 어느 언론사보다 접근기회가 폭넓게 열려 있어야 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라는 점, 그리고 취재원의 언론접근권을 막은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