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뉴스타파 만들던 사람을 MBC 사장에 갖다놔"
"전 정권 감정있는 자 검찰 핵심부에"…윤석열 지칭
문 정부 "좌파 중 질 안좋은 차베스 수준"으로 폄하도
문 대통령엔 "야누스처럼 얼굴 바꿔…도구가 된 듯"
뉴라이트와 낸 공저 〈평등의 역습〉서 문 정부 맹비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해 "좌파 중에서도 아주 질이 안좋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수준이 아닐까 걱정된다"면서, "뉴스타파 만들던 사람을 방송사 사장으로 갖다놨다"고 폄훼한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이는 당시 최승호 MBC 사장을 두고 한 발언으로, 공정성과 공공성이 핵심인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비판언론, 독립언론 등에 대해 정치 편향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9년 출간한 저서 <평등의 역습>(공저)에서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에 감정 있는 인사들을 검찰 핵심부에 밀어 넣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 내에서 불리는 별명이 '어대'(어쩌다 대법원장)인데, 그런 분을 대법원에 넣었다"고 나열하면서, 최 전 사장에 대해 이같이 덧붙였다. 전 정권에 감정 있는 검찰 핵심부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차베스는 집권하자마자 국민투표를 해서 제헌의회를 새로 만든 다음에 제일 먼저 190명 판사를 적폐라는 이름으로 자른다. 과거에 사법농단이 됐건 적폐청산이 됐건 이런 명분을 앞세워 히틀러나 전제적 포퓰리스트들이 썼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사법부가 알아서 기도록 만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결국 자기들이 직접 안하는 척 하면서 칼질 할 사람을 갖다 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진짜 재미있는 것이. 문재인 후보 시절부터 내세웠던 구호가 '사람이 먼저다'인데, 이거 차베스가 하던 말"이라고 했다. 차베스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정치 슬로건을 썼다는 주장은 극우 정당인 우리공화당의 홍문종 전 공동대표가 지난 2019년 제기했다. 차베스가 실제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는지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상 '가짜뉴스'로 알려졌지만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또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해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심어진 '법 좀 무시하면 어떠냐'는 왜곡된 법의식이 사회 기저에 깔려 있다. 기자시절이던 1987년 민주화항쟁 직후 술취한 사람들이 파출소에 와서 방뇨하고 기물을 부수며 '너희는 독재권력의 주구인데 내가 술 좀 먹고 방뇨한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행패를 부리는데, 경찰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상황이 생생하다. 지금도 이런 문화가 (문재인 정부에) 남아있는 셈"이라며 "칼 찬 순사를 보는 의식구조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일제 잔재인 칼 찬 순사 이 녀석, 내가 민주시민인데' 이런 생각"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은 뭐하는 사람인 건지, 국무회의는 왜 있어야 하고 청와대는 뭐 하는 곳인지 하는 개념이 이 정권(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다 헝클어져 버렸다"면서 "나는 정의로운 권력이고 촛불혁명의 신탁을 받았으니까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의식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보수권력은 눈치 보며 해먹고 진보좌파 권력은 막무가내로 해먹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 청와대와 이 사람들은 촛불의 신탁을 받았다는 사고가 작동하고 있으니까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 양반이 민정수석도 해 보고 비서실장도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거라는 기대가 보수 쪽에서도 있었다. 노무현의 뇌물사건에 대해서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완전히 야누스처럼 얼굴 바꾸는 것을 보면서, 본 모습을 잘못 알고 있었던 거 아닌가 싶었다"며 "이분은 도구가 된 것 같다. 이광재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우리의 도구가 되어 주세요'라고 했다는데, 그걸 진짜 실천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밖에 이 후보자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압류소송을 내겠다는 것은 법치의 기준으로 보면 그 수준이 아주 낮은 개념"이라며 "징용배상 문제는 이미 한일협정으로 매듭지어졌다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있었는데 갑자기 대법원 판결을 미뤘다는 이유로 인적 청산작업을 벌이니까 일본 쪽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반일장사 하려는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고, 실제 자신들도 반한장사의 소재로 쓰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저서는 '뉴라이트' 계열의 이재교 세종대 교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당시 서울시립대 교수), 최홍재 신문명연대 대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등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책의 절반 정도는 이들 공저자의 '좌담'을 정리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서문부터 "80년대 운동권세력의 화석화된 의식구조로는 시대 조류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며, 진보진영과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