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피아 대부' 대학총장이 그로시 IAEA총장에게 박사학위?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세계 핵안보 일선서 뛰는 그로시"

장 총장, 이명박·박근혜 때 원전 요직 거친 '거물이자 핵심'

2023-07-08     이승호 에디터

 

지난해 12월 14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장순흥 부산외국어대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외국어대 홈페이지

7일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해 부산외국어대(부산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12월 14일 방한중이던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명예 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충남 대전 오노마호텔에서 진행된 수여식에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원자력학회·한수원 고리원자력 본부·KAIST 등의 원자력 관련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축하 영상을 보냈다.

장순흥 총장은 그때 “그로시 사무총장은 역대 어느 총장보다도 우크라이나, 이란 핵문제 등 세계 핵안보의 일선에서 뛰고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로시 사무총장 역시 “앞으로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와 국제적인 공동 관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첫 일정이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홈페이지에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부산외국어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언급돼 있다.  IAEA 홈페이지 갈무리

장순흥 총장은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으로 ‘원자력 학계의 거물이자 대부’ ‘핵피아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핵피아’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의 책임자’에게 명예 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셈이다.

장순흥 총장은 20여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원전 관련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는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출을 주도했다.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참여, 원자력 정책을 총괄 개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7년, 이낙연 당시 총리는 장순흥 총장을 국민안전안심위 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국민안전안심위는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의 예방·관리 등 안전정책과 민생·교육·복지·환경 정책 등 안심정책에 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 설치됐다.

장순흥 총장은 지난 2014년 원전 관련 사기업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시 한동대 총장이었던 그는 제자가 설립한 ‘액트’라는 업체로부터 주식을 제공받아 2대 주주가 됐다. 이 업체로부터 연구 용역 혜택도 받았다.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가 공기업으로부터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다는 의혹도 샀다.

카이스트 부총장 자리에 있던 2010년에는 산학 협력을 맺은 기업이 제공한 주식이 상장되면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샀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내사를 통해 ‘무혐의’로 결론냈다.

 

7일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한을 반대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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