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7.9억 달러…한 달 만에 도로 적자
외국인 배당 지급, 국외 여행 증가 영향
배당 –5.5억 달러, 서비스 –12.1억 달러
상품수지는 작년 9월 이후 첫 흑자 전환
한은 "5월 이후 수지 개선 가능성 보여"
지난 3월 반짝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7억 9000만 달러(약 1조 원) 적자를 냈다. 올해 1월과 2월 두 달 연속 적자에서 3월 1억 6000만 달러의 소폭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는 외국인 배당 지급과 국외 여행 증가 등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4월까지 경상수지는 53억 7000만 달러 적자로, 작년 같은 기간(150억 1000만 달러 흑자)보다 203억 8000만 달러나 악화됐다.
4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5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수출(491억 1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16.8%(99억 3000만 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이후 8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품목별로는 국제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0.5%), 석유제품(-27.4%), 철강제품(-15.7%), 화학공업 제품(-12.8%)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9.1%), 중국(-26.5%), 일본(-21.1%), 미국(-4.4%)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0.9% 늘었다.
수입(485억 3000만 달러)도 13.2%(73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5%나 줄었다. 원자재 중 석유제품, 원유, 석탄, 가스 감소율이 각 39.7%, 30.1%, 21.3%, 15.5%에 이르렀다. 가전제품(-18.8%), 곡물(-16.8%) 등 소비재(-6.7%)와 반도체(-15.7%) 등 자본재(-3.4%) 수입도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2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3억 8000만 달러 흑자에서 1년 사이 수지가 15억 9000만 달러 악화됐다. 다만 적자 폭은 3월(19억 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5억 달러)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여행수지 적자는 3월(-7억 4000만 달러)보다 줄었는데, 3월보다 4월 출국자가 2만 5000명 늘었지만, 입국자는 8만 8000명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운송수지는 3월 적자(-2000만 달러)에서 3천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 36억 5000만 달러 흑자에서 4월 9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에 대한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사이 31억 5000만 달러 흑자에서 5억 5000만 달러 적자로 37억 달러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48억 2000만 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억 8000만 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각 17억 5000만 달러, 53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 수지에 대해 "적자이긴 하지만 내용을 보면 나름 선방했다"며 "4월은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큰 폭의 본원소득 수지 적자가 나타나는 시기지만, 올해 4월 적자 규모(9000만 달러)는 직전 8개년도 평균(36억 9000만 달러)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5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4월보다 감소했고, 5월의 경우 일반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도 줄어 본원소득 수지가 흑자를 내는 만큼 5월에도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