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결딴냈다

경영평가 때 전환실적 빼고 재무성과 추가

3만 명 넘던 전환실적 작년엔 고작 622명

줄어들던 비정규직 인원도 증가세로 전환

2023-05-25     유상규 에디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인천공항 방문 4년에 부치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5.12.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 전환을 본격 추진하면서 줄어들던 공공기관 비정규직 인원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목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해코지로 인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5일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362개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의 지난해 말 비정규직 직원 수는 5만 4277명으로 전년 말보다 0.6%(317명) 증가했다.

비정규직은 전일제·단시간 등 기간제와 파견·용역·사내하도급 등 소속 외 인력, 그 외 기타로 분류되는 비정규직 직원을 합한 것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직원 수는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면서 연말 기준으로 2018년 10만 483명, 2019년 7만 6668명, 2020년 5만 7650명, 2021년 5만 3960명 등 지속적으로 줄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규직 전환실적 지표를 추가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평가에서 재무성과 배점은 두 배로 늘리고, 비정규직 전환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구현에 대한 경영평가 배점은 줄였다. 경영평가에 목숨 건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무관심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은 622명으로 전년(1751명)의 35%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실적은 2018년 3만 6099명이었고 2019년(3만 3431명)에도 3만 명을 웃돌았다. 이후 2020년 1만 6617명, 2021년 1751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22명까지 급감했다.

지난해 정규직 전환실적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가장 많은 181명이고, 이어 강원랜드(163명), 한국철도공사(94명), 우체국물류지원단(43명), 한국생명공학연구원(39명) 등 순이었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규직 전환실적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로 8025명이었다.

그다음으로 한국도로공사(7560명), 인천국제공항공사(7101명), 한국철도공사(6324명), 한국공항공사(3557명), 한국마사회(3341명), 강원랜드(2344명), 한국수력원자력(2312명), 중소기업은행(2080명) 등 순이었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규모가 그대로 정규직 직원 수 증가로 반영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들이 정규직 전환 인원을 직접 고용보다는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한 간접 고용 방식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정규직(일반정규직+무기계약직) 직원 수가 2018년 말 1368명에서 지난해 말 1843명으로 47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자회사 직원이 2083명에서 8862명으로 6779명이나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비정규직 직원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5601명이다.

이어 강원랜드(2666명), 주택관리공단(2334명), 한국토지주택공사(1732명), 국민건강보험공단(1626명), 한국도로공사(1577명), 중소기업은행(1407명), 한국가스공사(1345명), 한전KPS(1290명), 한국도로공사서비스(1096명) 등 순이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사내하도급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공시하는데 사내하도급 인원은 대부분 계획예방정비, 시운전, 공사 진행 등 일정에 따른 용역 계약 인원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일반 발전사보다 규모 자체가 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비정규직 직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공공기관은 강원랜드로 전년 말보다 953명(55.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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