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못 뽑았으니 우리가 내려오게 해야”
정의구현사제단 광주 5·18광장서 시국기도회
“윤 대통령, 헌법 준수했다고 할 수 없다”
“국민 필요로 하지 않는 대통령, 내려오라 해야”
“미국·일본이 원하는 것은 남김없이 바쳐”
다음 주(8일) 강원도 춘천서 시국기도회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주최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가 광주에서 열렸다. 1일 광주 5·18 민주광장을 가득 메운 2500여 명의 시민은 사제단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해 기도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시작된 기도회는 주례를 맡은 김인석 신부의 발언으로 미사를 시작했다. 김 신부는 “대한민국 국가지도자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면서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정권을 만들어 가고 있다”라면서 “미신에 빠져서 한반도 평화를 말살하고 민족과 국가 대사를 그르치고 있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미사 강론을 맡은 광주대교구 김선웅 신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생명과 열정을 바친 많은 이들의 노력의 결실”이라면서 “우리에게 전해진 것들을 보존하며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 1년을 앞둔 지금 대통령이 그동안 헌법을 준수해 왔는지 묻는다”라면서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삼일절 기념사에서 일제의 침략과 침탈을 정당화하고 과거를 다 잊어버리자며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3자 변제안을 들고 갔다”라면서 “그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했다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은 우리 국민의 몫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이제 겨우 1년인데 남은 4년을 이대로 간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라면서 “단순히 인기가 있으니 대통령이나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면에서는 그의 잘못이 아니라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우리의 잘못”이라면서 “우리가 잘 못 뽑았으니 우리가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을 보니 국민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라면서 “국민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우리는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내려오시라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 푸른솔 시민합창단은 ‘아! 민주정부’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두 곡을 합창했고 백금렬 선생과 광주 국악단은 뱃노래를 열창했다.
광주대교구 주선호 신부는 사제단을 대표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주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천하의 중심은 일본과 미국뿐”이라면서 “미국과 일본이 원하는 것이라면 살을 베고 뼈를 깎고 제 발등을 찍어서라도 남김없이 바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자가 미국 때문에 주요 동맹국에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아무려면 어떠냐는 태도였다”면서 “실질적 핵 공유라는 성과를 거뒀으니 의기양양 해했다”라고 말했다. 주 신부는 또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핵 공유가 아니라고 했다”라면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 신부는 “광주 항쟁 마지막 날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함께 싸워주세요’라는 간절한 소리가 메아리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기도회는 오는 8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며 15일에는 5·18 광주민중항쟁 43주년을 맞아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22일에는 경기도 의정부 교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