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만능' 윤 대통령,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도 용인

NBC인터뷰…"국가관계에서 금지된 것 아니다"

대한민국 주권‧국익 침해 받고도 미국 감싸기 급급

윤, 우크라 군사 지원 "할 때 되면 외면 안 한다"

중국의 거듭된 반발‧경고에도 대만 문제 또 거론

2023-04-27     이유 에디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이 한국 정부를 도청한 미국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23.4.1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의 도청을 '용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영어 더빙으로 방송한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친구가 친구를 도청(spy)하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면 친구들끼리 그럴 수는 없다지만 현실 세계에서 국가 관계에서는 그것은 금지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인터뷰 질문자가 '동맹끼리도 도청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가 간 도청은 늘 있는 일인 만큼,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의 도청은 개의치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와 함께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2023.4.26 [공동취재]

대한민국 주권‧국익 침해받고도 미국 감싸기 급급

국가안보와 관련한 중대 기밀을 도청당해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침해당한 처지이면서도 국가원수로서 미국에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감싸주기에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26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항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라는 민심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대응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8일 보도한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에 살상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제공을 두고 당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 비서관 간의 대화가 포함돼 있어 동맹국인 한국의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행위가 들통나 충격을 주었다.

윤 대통령은 "나는 이 문제가 미‧한 동맹을 지탱하는 굳건한 신뢰를 흔드는 이유는 안 된다고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자유와 같은 공유된 가치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 관계가 높은 수준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면서 "미국 정부가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 관계자들이 미국의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에 대해 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NBC 방송은 글로 된 인터뷰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스파이 활동이 노출된 것에 대한 어색함(awkwardness)을 인정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3.8 연합뉴스

윤, 우크라 군사 지원 "할 때 되면 외면 안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여부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리가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조건'을 달았지만 군사 지원 쪽에 무게가 실린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우리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을 느끼느냐는 질문엔 "그런 압력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 대량 학살 △ 심각한 전쟁법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등 군사 지원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합동 훈련하는 미군과 필리핀군. [AFP=연합뉴스]

윤, 중국 거듭 경고에도 대만 문제 또 거론

중국의 거듭된 반발과 경고에도 윤 대통령은 또 다시 대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과 그런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위협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우리에게 시간이 있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위협이 바로 문 앞에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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