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에 고용도 부진…고용탄성치 3분의 1로 급락
성장률 1.6%이나 취업자 증가도 0.5% 그쳐
지난해(1.153)보다 크게 떨어진 0.312 추정
"탄성치 유지하면서 고부가 일자리 전환해야"
올해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율이 0.5%에 그치면서 고용탄성치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경제성장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나타낸다. 고용탄성치가 크면 경제성장에 비해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고용탄성치가 작으면 성장 규모에 견줘볼 때 취업자는 좀처럼 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의 전망치를 토대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0.312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1.153)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고용탄성치는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분모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2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7%에서 1.6%로 낮췄다.
올해 우리 경제가 1%대의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데도 고용탄성치가 크게 떨어진 것은 그만큼 고용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이른바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형국이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지난해 대비 13만명(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1.6%)로 나눈 고용탄성치는 0.312이다. 이는 지난해 고용탄성치의 3분의 1은 물론 장기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지표(성장률 2.6%, 취업자수 증가율 3.0%)로 계산한 고용탄성치는 1.153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에 따르면 취업자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63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고용탄성치의 평균값(장기 평균치)은 0.34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고용탄성치는 경제 성장과 함께 대체로 하락하는 흐름이다.
2010년대의 경우 연도별로 편차는 있지만 2011년 0.567에서 2012년 0.708, 2013년 0.437에 이어 2014년 0.75로 나타났다.
이후 2015년 0.392, 2016년 0.310, 2017년 0.375에 이어 2018년에는 0.137로 떨어진 뒤 2019년 0.5로 회복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역성장과 고용 감소를 경험했던 우리 경제의 고용탄성치는 2021년 0.341로 회복한 뒤 지난해 취업자 수가 무려 81만 6000명 증가하면서 1.153으로 급등했다.
통상 고용탄성치는 개발도상국 수준에선 높았다가 경제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탄성치가 낮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고도 성장기에는 취업자가 늘더라도 고용탄성치가 낮게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탄성치가 0.3대를 기록했던 2015∼2017년, 2021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2%, 2021년 4.1%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인 2%를 훨씬 상회했다.
올해의 경우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는 데도 고용탄성치가 0.3대라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고용 증가를 견인했던 정보기술(IT) 등의 부분이 위축되고 있고, 경기 부진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아 올해 고용 증가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고용탄성치 하락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경제 전반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고용탄성치를 유지하면서 저부가가치 일자리를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