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G7, 오염수 방류 지지" 왜곡하다 망신살
G7장관 "폐로작업 투명대처·IAEA 오염수 검증 지지"
일본, 공동성명 설명하며 '처리수 방류' 끼워넣어
보다 못한 독일장관 “방류 환영할 수 없다”
봄~여름 오염수 방류계획 차질 빚을 듯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주요 7개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던 일본정부의 시도가 실패해 봄~여름 시기에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 보내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검증체계 지지를 오염수 안전 지지로
일본정부는 16일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 2011년 3월의 도호쿠 대지진 때 수소폭발을 일으킨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환영한다’는 구절을 넣으려 했으나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거부로 실패했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사고원전의) 폐로 작업의 착실한 진전과 함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추진해 온 일본의 투명성 있는 대처를 환영한다”면서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한 IAEA의 안전성 검증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에 열린 일본 독일 이탈리아 3국 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처리수(오염수)의 해양방출을 포함한 폐로의 착실한 진전, 그리고 과학적 근거에 토대를 둔 우리나라의 투명성 있는 대처가 환영받았다”고 설명했다.
독일 장관 “오염수 방류 환영할 수 없다”
그러자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원자력안전장관이 “원전 사고 뒤 도쿄전력이나 일본정부가 노력해 온 것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처리수(오염수) 방출을 환영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사고원전 및 오염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IAEA의 오염수 안전점검까지 받아가며 노력해 온 것은 지지하지만, 그것이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도 좋다고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는 G7 국가들이 일본정부의 오염수 ALPS 처리 등의 노력과 IAEA의 검증작업을 지지하는 것이지, 그 결과 사고원전의 오염수가 안전해졌다는 일본정부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의 설명은 공동성명에 들어가 있지도 않은 “처리수의 해양방출” ‘환영’ 내용을 “폐로의 착실한 진전, 그리고 과학적 근거에 토대를 둔 우리나라의 투명성 있는 대처” 구절과 뒤섞어 처리수의 해양방출과 일본정부 대처 둘 모두 “환영받았다”는 것으로 비치게 얼버무림으로써 마치 G7이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 뒤 보도진에게 “내가 말을 좀 잘못해서 ‘환영’(대상)에 전부를 포함해버렸다”고 해명하면서 오염수 처리에 대해서는 “IAEA의 독립적인 검토가 지지를 받았다”고 정정했다. 즉 G7이 환영한 것은 일본정부의 노력과 IAEA의 검증작업이지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은 IAEA의 “안전하다”는 보증이 아니라는 것을 독일 장관과 보도진의 지적의 지적을 받고 난 뒤에야 황급히 인정한 것이다.
일본정부이 의도했던 것과는 달리 공동성명에는 애초에 “방류를 환영한다”는 구절은 들어가지 않았다.
IAEA도 오염수 안전하다고 한 적 없어
이로써 봄~여름 사이에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이를 위해 사고 원전 앞바다에 건설 중이던 해저터널이 완성되는대로 방류를 시작하려 했던 일본정부와 도쿄원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사고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사고지역 인근의 자국민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러시아 및 태평양 섬나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처리를 거친 오염수 처리와 그 안전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받아 오염수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는 근거를 붙여 G7의 지지까지 얻어내려 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IAEA가 인체 등에 ‘안전’하다고 검증해 준 적이 없다. 오염수 처리과정을 검증하고 있는 IAEA는 지난 5일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감시체계를 신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중간 보고서를 내놨다. 중간 보고서에는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 뒤 환경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수립한 프로그램을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방사능 보호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AEA가 신뢰한다고 한 것은 일본정부의 오염수 방류 감시체계이지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일본정부의 주장이 아니다. 오염수의 안전은 여전히 입증된 적이 없고, IAEA도 오염수가 인체에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한 적도 없다.
IAEA는 올여름 일본이 방류를 개시하기 전까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