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재보선] 김기현 텃밭에서 민주당 기초의원 당선 '이변'

울산 남구 민주당 최덕종 후보 신승…민심 이반 확인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에 진보당 강성희 후보 당선

울산교육감엔 아내 노옥희 이어 진보성향 천창수 당선

2023-04-06     박승철 기자

 

4·5 재보선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두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오은미 전북도의원,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강 후보, 배우자 박수경 씨. 2023.4.6. 연합뉴스

4월 5일 치러진 전주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되면서 진보당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원내에 3개 진보정당(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이 동시에 입성하는 사례가 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울산 남구을)의 옆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에 포함된 울산 남구 나 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덕종 후보가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1위를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 후보는 1만 7382표(39.07%)를 얻어 무소속 임정엽 후보(32.11%)를 누르고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상직 전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무공천을 결정했고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난립한 것이 강 후보의 승인으로 꼽힌다.

진보당의 원내 입성에 따라 21대 국회 전체 진보정당 의석수는 8석(정의당 6, 기본소득당 1, 진보당 1)으로 늘어났다.

 

원내 진보 3당 시대 열려

제헌국회 이후 조선민주당(1대), 사회당·독립노동당(2대), 사회대중당·한국사회당(5대), 대중당(7대), 민중당(8대), 신정사회당(12대), 한겨레민주당(13대) 등의 원내 진보정당이 명맥을 이어 왔지만, 진보정당 국회 입성 본격화의 시발점은 2004년 17대 총선이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얻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진보신당 분당 사태를 겪으며 민주노동당 의석수가 5석으로 줄었다. 2009년 울산 북구 재보선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18대 국회에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2개 원내 진보정당이 활동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이 역대 진보정당 최다 의석인 13석을 확보했다. 이후 당 해산 과정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의석이 6석으로 줄었다. 당시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울산 동구에서 당선된 후 민중당에 합류하면서 20대 국회에서 정의당과 민중당 등 2개 진보정당이 활동하게 된다.

지난 2000년 21대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20대와 같은 6석을 확보했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원내 진보정당 3당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과거 진보정당 정파 구도로 보면 민족해방계열(NL)의 진보당과 민중민주계열(PD)과 NL 계열의 연합 정당 성격을 지닌 정의당, 그리고 과거 청년진보당, 사회당의 명맥을 잇는 범PD 계열의 기본소득당 등 진보 3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1년간 정책 차별화 등으로 원내에서 자웅을 겨룰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두고는 기본소득당과 진보당이 반대를, 정의당이 찬성을 천명하는 등 사안별로 진보정당 간에도 미묘한 견해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진보정당 간 차이를 명확히 이해할 기회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희 당선인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어 활동하고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진보당 강성희를 찍어준 이유는 무엇보다도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하는 전주 시민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특히 검찰공화국으로 대변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할 말을 하는 국회의원이 전주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진보당이 원내 활동을 통해 강력한 대여 투쟁 노선을 표방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기현 옆 지역구서 민주당 1위 ‘이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수암시장 앞에서 울산 남구 나 기초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덕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3.3.24.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 남구 나 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450표(50.60%)를 득표하며 6297표(49.39%)를 득표한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153표 차이로 꺾고 1위를 기록했다.

신정4동과 옥동을 포함하는 울산남구나 지역은 국회의원 선거구로서는 울산 남구갑에 포함된 지역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구인 울산 남구을의 바로 옆에 있는 선거구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 이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가 57.88%를 득표하며 이재명 후보(38.25)를 크게 이겼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최 당선인은 교회 전도사, 컴퓨터 가게 주인, 노점상, 새벽 학교급식 배달, 대리운전, 학교 시설관리 비정규직, 학원강사, 택시 운전 등 다양한 이력을 소유했다. 지난달 <울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당 대표가 된 국민의 힘 김기현의 텃밭에서 이겼다는 엄청난 상징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당선은 이러한 예언을 실제 현실로 만들었다.

울산교육감, 부인이어 남편 당선 첫 사례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울산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환호하고 있다. 2023.4.6. 연합뉴스

울산교육감 선거에서는 지난해 사망한 노옥희 전 울산교육감의 남편이자 진보성향인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부인에 이어 남편이 교육감으로 당선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천창수 후보는 15만 3140표(61.94%)를 득표하며 보수성향의 김주홍 후보(38.05%)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지난해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55.03%를 득표했던 노 전 교육감보다 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천 당선인은 “당신이 꿈꿨던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 아이들이 사회 나갔을 때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살 수 있는 꿈을 내가 조금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교육감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밖에 경남 창녕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성낙인 후보가 7229표(24.21%)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경북 구미시 제4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김일수 후보가 4356표(64.95%)를 득표하며 경북도의원으로 당선됐다. 경남 창녕군 제1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이경재 후보가 7696표(50.33%)를 득표하며 경남도의원으로 당선됐다.

구시군 의원을 선출하는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충북 청주시 나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이상조 후보(48.38%), 전북 군산시 나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종삼 후보(37.77%), 경북 포항시 나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김상백 후보(58.49%)가 각각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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