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자물가지수 0.4%↑ …주범은 전기요금 인상
석 달 만에 상승세 돌아서…지난해 1월보다 5.1%↑
전력비 전월비 10.9% 급등…43년 만에 최고치
물가 상승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은 상황에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전달보다 0.4% 높은 120.29(2015년 수준 100)을 기록했다. 전기요금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0.3%)과 12월(-0.4%)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상승 폭이 7개월째 연속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5.1%의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8.4%나 올라 2008년(8.6%)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도별 생산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11년 6.7%, 2021년 6.4%, 2017년 3.5%를 제외하면 –4.0~0.7% 수준을 보였다.
전월과 비교한 품목별 등락률을 보면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이 4.0% 뛰었다. 특히 전력이 10.9% 급등했는데, 이는 지난 1980년 2월(37.1%) 이후 약 43년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비스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정보통신·방송서비스(1.0%), 음식점·숙박 서비스(0.5%) 등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6% 올랐다. 축산물이(-5.8%) 내렸으나, 농산물(4.9%), 수산물(0.4%) 등이 상승했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음식료품(0.7%), 화학제품(0.1%) 등이 올랐으나 석탄·석유 제품(-3.1%) 등 가격이 내렸다.
세부 품목별로는 풋고추(85.8%), 오이(32.9%), 갈치(22.1%), 커피믹스(8.1%), 인스턴트커피(9.7%), 산업용전력(10.8%) 등이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8.8%), 경유(-3.0%), 벙커C유(-11.8%), D램(-17.1%) 등은 내림세였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한 달 새 1.0% 내렸다. 최종재(0.1%)가 올랐으나 원재료(-8.1%), 중간재(-0.4%)가 하락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내렸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4.0%), 서비스(0.5%) 등이 상승했으나, 공산품(-1.6%) 등이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연료비, 기후환경 비용 상승을 반영한 전기요금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