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데서 진실 밝힌다 ♬ 우리는 민들레 ♬

창간 3돌에 우리 함께 부르는 노래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는 의지로

거친 땅 이야기 홀씨 되어 날아라

대한민국 앞날 민주주의 세상으로

2025-11-25     Thomas Kim 시민기자

 


노래가 전하는 생명과 연대의 미학

도시의 가장자리, 화려한 조명이 닿지 않는 차디찬 길모퉁이를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이 노래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척박한 '틈'에서 시작된다. 작사가가 그려낸 민들레는 단순히 봄날의 정경을 노래하는 소재가 아니다. 그것은 시련 속에서도 기어이 피어나는 '진실'의 알레고리이며, 짓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민초(民草)'의 초상이다. 이 노래는 서정적인 은유로 시작해 거대한 역사의 물결로 이어지는, 이 시대에 전하는 진솔한 함성이다.

 

1.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역설의 미학

노래의 도입부는 시각적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차디찬 길모퉁이'와 '조그만 틈'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외로움과 결핍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움트는 생명'을 포착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짓밟히고 상처 나도 고개 들고 피어 / 세상을 향해서 밝은 웃음을 띄운다"는 구절이다. 여기서 '웃음'은 편안한 안락함에서 오는 미소가 아니다. 고통을 관통해 본 존재만이 지을 수 있는 단단한 결기이자, 어둠을 비웃는 해학이다. 억압과 무관심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피어난 노란 꽃은 그 자체로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가장 아름다운 시위가 된다.

2. 낮은 곳에서 길어 올리는 뿌리의 철학

후렴구(Chorus)에 이르러 노래는 개인의 독백에서 집단의 선언으로 확장된다. '우리는 민들레'와 '우리는 뿌리 깊은 민들레'라는 정의는 정체성의 확립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꽃'이 아닌 '뿌리'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꽃은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뿌리 깊은' 존재는 뽑히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서 진실을 밝힌다"라는 구절은 이 노래가 지향하는 언론관과 세계관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권력의 정점이 아닌, 민중의 삶 가장 밑바닥에서 진실을 찾겠다는 다짐은 저널리즘의 본령을 꿰뚫는다. "바람 불어도 꺾이지 않는 의지" 구절에서 외부의 압력과 시련을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역설적 강인함을 보여준다.

3. 민들레 홀씨, 연대와 확장의 서사

2절에서 노래는 공간을 확장한다. 뿌리를 내린 민들레는 이제 홀씨가 되어 날아오른다. "거친 땅 이야기"는 소외된 이웃들의 고단한 삶이다. 이 노래는 그 거친 이야기들이 공중으로 흩어지지 않고 "시민의 마음에 온전히 머물 때까지" 날아가겠다고 말한다. "남들이 외면하는 작은 목소리"를 "가슴에 담아 단단히 세상에 전하리"라는 구절은 미디어의 역할이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공명(Resonance)'임을 시사한다. 홀씨 하나하나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그것이 시민의 마음에 닿아 싹을 틔울 때 비로소 세상은 변화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전파'와 '연대'라는 추상적 개념을 '홀씨의 비행'이라는 감각적 이미지로 완벽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4. 선량한 용기, 시대를 바꾸는 힘

노래의 브리지(Bridge)는 감정의 고조를 넘어 이성적 각성을 촉구한다. "기억해요,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래요"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시적 변주다. 여기서 작가는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을 거창한 영웅주의가 아닌 '선량한 용기'와 '우리 글(작은 씨앗)'에서 찾는다. 폭력이나 억압이 아닌, '글'과 '꿋꿋한 걸음'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 이것은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오래된 진리를 심장의 언어로 다시 썼다. 이 대목에서 노래는 단순한 감상을 넘어 행동하는 양심을 위한 지침서가 된다.

5. 드넓은 세상으로의 비상

마지막 아우트로(Outro)는 웅장한 피날레다. '우리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세상'이라는 거대 담론이 등장하지만, 이것이 공허하지 않은 이유는 앞서 쌓아 올린 '작은 틈' '낮은 곳' '작은 목소리'의 서사가 단단히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날아라 홀씨야, 드넓은 세상을!"과 "시민언론 민들레, 오래 살아라!"라는 외침은 청유형이 아닌 명령형에 가깝다. 이는 노래를 부르는 자기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자, 듣는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잠들어 있는 희망과 용기를 일깨우는 기폭제다. 노래는 끝났지만, 그 끝은 침묵이 아니라 무한한 확장을 예고한다.

 

시대를 위로하고 깨우는 '노란 경종’ 시민언론 민들레

이 노래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결코 냉소에 빠지지 않는 따뜻한 휴머니즘을 품고 있다. 척박한 보도블록 틈새에서 피어난 민들레가 결국은 온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듯,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진실의 홀씨'를 심어준다. 민주주의처럼 서정적인 아름다움 속에 단단한 뼈가 있고, 부드러운 위로 속에 날카로운 시대정신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사가로서, 노래 〈우리는 민들레〉가 훗날, 민주 시민들이 가장 어두웠던 시절에 가장 빛나는 희망을 노래하고 공감했던 곡으로 기억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진실을 갈망하는 민주시민의 가슴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하며 고군분투하는 '시민언론 민들레'의 창간 3주년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창작한 이 졸작(拙作)을 헌정곡(獻呈曲)으로 올린다.

우보(愚步) 합장(合掌)

 

*별첨1: 노랫말 전문

우리는 민들레

[Verse 1]
아무도 관심 없는 차디찬 길 모퉁이
조그만 틈 사이로 움트는 생명 하나
짓밟히고 상처 나도 고개 들고 피어
세상을 향해서 밝은 웃음을 띄운다

[Chorus]
우리는 민들레, 뿌리 깊은 민들레
가장 낮은 곳에서 진실을 밝힌다
바람 불어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오늘도 꿈을 품고 당당히 걷는다

[Verse 2]
거친 땅 이야기가 홀씨 되어 날아가
시민의 마음에 온전히 머물 때까지
남들이 외면하는 작은 목소리까지도
가슴에 담아 단단히 세상에 전하리

[Chorus]
우리는 민들레, 뿌리 깊은 민들레
가장 낮은 곳에서 진실을 밝힌다
바람 불어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오늘도 희망 찾아 힘차게 걷는다

[Bridge]
기억해요,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래요
선량한 용기는 세상을 바꾼답니다
기억해요, 우리 글이 작은 씨앗이래요
꿋꿋한 걸음은 세상을 바꾼답니다

[Chorus]
우리는 민들레, 뿌리 깊은 민들레
가장 낮은 곳에서 진실을 밝힌다
바람 불어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공정한 세상 위해 묵묵히 걷는다

[Outro]
우리 대한민국, 앞날을 위하여,
날아라 홀씨야, 드넓은 세상을!
민주주의 세상, 밝히기 위하여,
시민언론 민들레, 오래 살아라!

 

 

*별첨2: 노랫말 전문

We are dandelions

[Verse 1]
On a cold street corner, where no one takes heed
A tiny life sprouts through a small crack
Though crushed and wounded, it lifts its head to bloom
And casts a bright smile upon the world

[Chorus]
We are dandelions, dandelions deep-rooted
Illuminating truth from the very lowest ground
With a will unbending, even as the harsh winds blow
Carrying our dreams, we walk with dignity today

[Verse 2]
The story of the rough ground becomes a seed and flies
Until it fully settles in the hearts of the people
Every small voice that others choose to ignore
We hold in our hearts and firmly convey to the world

[Chorus]
We are dandelions, dandelions deep-rooted
Illuminating truth from the very lowest ground
With a will unbending, even as the harsh winds blow
Searching for hope, we walk forward powerfully today

[Bridge]
Remember well, we are the owners of this land
Good-hearted courage will surely change the world
Remember well, our written word is a tiny seed
Our steadfast steps will surely change the world

[Chorus]
We are dandelions, dandelions deep-rooted
Illuminating truth from the very lowest ground
With a will unbending, even as the harsh winds blow
For a fair and just world, we walk on steadily

[Outro]
For the future of our nation, the Republic of Korea
Fly, oh tiny seed, across the wide world!
To brightly illuminate the world of democracy
Citizen Media Dandelion, may you live on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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