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빌런 끝판왕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정권은 바뀌었지만, 감사원 내부에는 여전히 ‘어둠의 그림자 권력’이 존재한다. 유병호 감사위원과 그 주변의 ‘타이거파’가 바로 그들이다. 감사원은 본래 행정부를 감시하고 정책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헌법기관이다. 그러나 유 위원과 타이거파가 활동하던 시기, 감사원의 역할은 권력 호위와 반대 세력 척결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감사원은 내부감찰과 정책 평가라는 중립적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유병호가 사무총장과 감사위원 시절, 특정 인물과 정책을 대상으로 한 감사가 정치적 목적과 결합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표적 감사' 의혹이다. 내부 운영 쇄신 TF조차 감사 착수 과정과 처리 절차가 '비정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의 칼날이 권력을 향하지 않고, 반대 진영을 겨냥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면, 감사원은 헌법기관으로서의 중립성을 상실한 셈이다.
유병호를 중심으로 형성된 '타이거파'는 감사원 내부에서 사실상 독보적 영향력을 행사한 조직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독주가 아니라, 조직적 권력 사유화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감사원의 본연 기능보다 정치적 목적이 우선시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감사원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오히려 특정 정권을 비호하고, 반대 진영 인사와 정책을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내부 문건에서 드러난 비하적 표현과 강압적 태도는 감사원의 신뢰를 훼손하는 결정적 단서다.
감사원은 국가의 마지막 견제 장치다. 그러나 그 장치가 특정 세력과 권력의 이해에 종속될 때, 국가 시스템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고 해도, 유병호 감사위원과 '타이거파' 같은 구조적 그림자가 남아 있는 한 감사원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없다. 감사원의 중립성과 신뢰 회복, 그리고 구조적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감시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제 국민이 납득 할만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