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비밀을 말해봐” 두번째 내부고발 영화제

본사 공동주최 제2회 휘슬러영화제 10월24~26일

세계 37개국 장·단편 영화 151편 접수…최종 26편 초청

개막작은 가자 봉쇄에 맞선 현장 활동가 다룬 다큐

'내란 특별섹션'은 5.18광주, 칠레 소재로 한 4편

노무현시민센터에서…현장 또는 온라인 티케팅 가능

2025-09-26     이명재 에디터

국가·조직의 불의에 맞서 저항하고 고발하는 영화, 개인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털어놓는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축제인 <2025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가 오는 10월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사흘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창설돼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전 세계 37개 나라로부터 장·단편 영화 151편을 접수받았고, 심사를 거쳐 선정된 26편의 영화가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될 예정이다. 선정된 영화는 한국 영화 8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중국, 호주, 이란,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에, 세르비아, 칠레, 싱가포르 등 17개 나라에서 제작된 장·단편의 극영화·다큐영화들이다.

개막작으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를 돌파하려는 활동가 22명의 모습을 담은 장편다큐 ‘알 아우다(Al Awda)’이다. 싱가포르 국적의 제이슨 수(Jason soo) 감독이 제작한 이 다큐는 ‘합의된 의사 결정, 상호 배려, 비폭력을 통해 불의에 저항하겠다는 결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단결하고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군사 공격과 억압을 목도하는 지금, 감독은 관객에게 ‘행동과 연대’를 촉구한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는 ‘내란(內亂) 영화 특별 섹션’이 마련됐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벌인 친위 쿠데타가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12.3 쿠데타 내란과 같은 정치적 격변이 가져온 민주주의 그리고 일상에 닥친 위기를 되돌아보는 국내외 영화를 통해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 평화의 의미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내란 영화 특별 섹션’에서는 ▲전두환 쿠데타 정권 시기인 1987년 홀연히 나타난 가출소년이 고려대 운동권 학생들과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게 된 이야기를 담은 ‘정돌이’(김대현 감독), ▲80년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촬영한 기록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5월 광주항쟁의 모습을 담은 다큐 ‘5.18 힌츠페터 스토리’(장영주 감독), ▲칠레 군부독재에 의해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동화 작가가 한국의 광주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이라는 비극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군락’(모현신 감독), ▲칠레의 대통령 선거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관계에서 권력과 학대의 본질을 찾아내는 ‘단카, 프리실라 단카’(이나키 벨라스케즈 감독) 등 총 4편이 초청, 상영된다.

그 외에도 ▲조기 축구팀에서 낙오자 의식을 지닌 청년의 내면을 그린 ‘내일을 향해 차라’(안윤빈 감독), ▲신(神)에게 부탁해 첫 영화의 존재를 지우고자 영화 파일을 찾으려는 영화 ‘디오니소스를 줍다’(안동호, 유지환 감독), ▲80년대에 3명의 이주 학생이 락밴드를 결성해 인종차별과 자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The Most Australian Band Ever’(조나단 세케이라 감독) 등의 영화가 상영돼 국내 영화 애호가들이 세계 각국의 ‘휘슬 블로어’ 영화들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세상의 모든 곳에 감춰진 불의와 비리에 맞서 정의, 인권, 평화, 생명, 환경과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영화제’라는 취지에 맞는 특별 포럼도 펼쳐진다. 올해 포럼은 ▲국가 폭력▲ 자본 권력과 노동의 삶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현실 재현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시민과 만나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올해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주관으로 진행되며, 시민언론 민들레도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다. 지방자치단체 주최 또는 지원으로 열리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 그리고 영화제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 민간기관, 기업의 협찬으로 준비되고 있다. 시민들의 후원은 사회운동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소셜펀치'를 통해 접수받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윤정모 전(前)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또한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 이철 전 국회의원,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 김영식 전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 대표, 송필경 전 전태일의친구들 이사장, 강기석 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고광헌 전 한겨레신문·서울신문 사장, 정찬형 전 YTN 사장,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정계·관계·언론계·종교계·노동계·학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영화제의 상임고문으로 지지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직위원·집행위원·심사위원 역시 영화계 인사뿐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민으로 구성되어 영화제의 취지를 살렸다.

세월호 유가족으로 진상규명 요구 46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던 유민아빠 김영오 씨,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내부비리에 맞섰던 박창진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설립에 반대하다 좌천되었던 이지은 전 경찰 총경이 영화제의 취지에 공감해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한편, 지난해 열린 제1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는 한국·미국·영국·호주·이란·시리아·중국·독일·스웨덴 등 전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장·단편 영화 총 101편이 지원, 심사를 거쳐 사흘간 22편이 상영됐다. 서울 홍대 부근 독립영화상영관인 KT&G 상상마당 극장에서 총 2천여 명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해 성황을 이뤘다.

☞ 제2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홈페이지 

* 문의: 조영현 사무국장 010-3383-8618, 김성재 집행위원장 010-238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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