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시민과 소통 이재명, 한국 사회에 공명"
윤석열과 다른 인간적 면모 조명
NYT "친근하고 경청하는 모습"
새 정부, 몇 주 만에 높은 지지"
최대 난관, 25일 한미 정상회담
"6월 초 취임 이후 시민들과 소통하는, 작지만 반복적인 이재명 대통령의 일화들이 TV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한국 사회 전역에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분열적 인물로 보였던 한국의 새 지도자, 매력 추구'란 16일 자 기사에서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조명하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시민과 소통하는 이재명 대통령,
한국 사회 전역에 공명 일으켜"
먼저 이 대통령이 지난달 홍수와 산사태로 14명이 숨진 경남 산청을 직접 찾아 피해자들을 만나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한 일을 소환했다. 이에 NYT는 "인기 없는 그의 전임자(윤석열)가 거부했던 일, 참혹한 재난 이후 피해자들을 만나는 일을 했다"라고 논평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 200여 명을 초대해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라는 간담회를 열고 정부를 대표해 공식으로 사과한 일과, 6월 25일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에서 자신에게 고함치는 시민을 보자 얘기를 듣게 안으로 안내하라고 경호원들에게 지시한 일도 소개했다.
NYT는 "유가족들에게는 만남에 초대받았다는 그 자체도 매우 중요했다"며 "우리는 (윤석열)대통령님에게 한 번만 만나서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거듭 애원했지만, 길고 싸늘한 침묵만 돌아왔다"라는 송해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윤석열과 다른 인간적 면모 조명
NYT "친근하고 경청하는 모습"
그러면서 "대통령 시절, 윤석열은...핼러윈 참사 당시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이 정부 과실을 비난하자 이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그의 경호원들은 공개행사에서 자신에게 고함치는 비판자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윤석열은 야당이 장악한 국회를 '범죄자의 소굴'이라고 부르며, 작년 12월 계엄령을 선포해 군사력으로 그들을 침묵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 NYT는 "시장과 도지사 시절 갈고 닦은 친근하고 경청하는 모습은 대통령으로서도 잘 맞는 전략"이라면서 "이는 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탄핵당하고 내쫓긴 보수 경쟁자 전 대통령 윤석열과는 대조적"이라고 논평했다.
또한 지난달 25일 산재 사망 사고가 잇따른 SPC삼립 시화 공장을 직접 찾아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어 노동자들의 야근을 8시간 내로 제한하고 초과 야근을 없애도록 한 일화도 이 대통령의 소년 노동자 얘기와 엮어서 소개했다. NYT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리더십은 그가 가장 잘 공감하는 듯한 노동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인간적 면모로
새 정부, 몇 주 만에 높은 지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는 많은 한국인이 그에게 깊은 의구심을 드러낸 대선이 끝난 지 몇 주 만에 그의 새 정부가 높은 지지율로 출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6.3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49.42%의 득표율을 얻었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데도 41.15%를 얻은 점을 "한국의 정치적 분열"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한 NYT는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부 비판자는 그에 대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했다. 이달 초, 지지율은 대통령 때 윤석열이 결코 누려보지 못한 65%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우리는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 콘크리트를 만든다"면서 국민통합을 역설한 지난달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내전 직전'이었다고 말했던 나라를 치유하고자 보다 포용적 스타일을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취임 당일 첫 오찬을 국회에서 야당 지도자들과 함께 했던 걸 그 실례로 들었다.
최대 난관, 25일 백악관 정상회담
트럼프 만나 '정치 리더십' 기대
그러나 이 대통령에 앞에는 더 큰 과제가 놓여 있다고 NYT는 봤다. 대내적으론 △ 급속한 고령화 △ 경기 둔화 △ 극우 급진주의 부상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대외적으론 까다로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과의 긴장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가 그것들이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진정한 시험들은 앞에 놓여 있고, 당장은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7월 말,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 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를 타결해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60% 넘는 지지를 얻었지만, 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 최대 난관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다. NYT는 "한국의 유일한 군사 동맹국의 리더인 트럼프는 한국에 여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 더 많은 돈을 부담하고, 국방비를 증액하며, 미국 무기를 더 많이 사고, 중국 견제에 미국과 협력하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 대통령은 워싱턴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중국 관계를 개선하길 원한다"면서 "기술적으론 아직 북한과 전쟁 상태인 한국에선 지도자가 워싱턴과의 동맹과 북한 위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내적 입지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유능한 행정가'임을 입증한 만큼 트럼프를 만나서도 '정치 리더십'을 보여줄지가 관전할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