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대행진 "민들레 압수수색, 윤석열 몰락 앞당길 것"

시민들, 언론 탄압·이재명 소환·난방비 폭탄 규탄

"희생자 명단 은폐한 패륜 정권을 압수수색해야"

"일개 행정기관 검사들이 정치를 진흙탕 만들어"

"오죽하면 난방비 때문에 폭동 직전이라고 하나"

보수단체, 확성기로 욕설하며 평화 시위 방해해

2023-01-28     김성진 기자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24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2023.1.28. 이호 작가

28일에도 서울 도심에서 촛불 대행진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시민언론 민들레>에 대한 압수수색과 윤석열 정부의 대대적인 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촛불행동은 오후 5시부터 시청역~숭례문 앞 구간에서 '24차 촛불 대행진'을 진행했다. 체감 온도 영하 7도의 추운 날씨에도 오후 6시 기준 5000명(주최측 추산, 연인원 1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한파 속에 열린 촛불 대행진은 평소보다 1시간 단축됐다. 본행사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율동 배우기로 문을 열었다. 시민자유발언과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등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본행사에 이어 '언론탄압 자행하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민생파괴 깡패정치 윤석열은 퇴진하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쪽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민들레 압수수색을 중단하라'고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24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2023.1.28. 촛불행동 제공

시민들의 행진을 앞에서 이끈 청년 유승재 씨는 "경찰이 <시민언론 민들레>를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했다"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혐의라고 했는데, 납득이 되느냐"고 외쳤다.

이어 "희생자 명단을 은폐하고 참사의 책임을 은폐하려던 패륜 정권 윤석열 정권이 진짜 문제 아닌가"라며 "유족이 명단 공개하라고 했을 때 이상민 장관은 명단을 소지하고도 없다고 거짓말하면서 패륜을 하지 않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윤석열, 이상민, 한동훈 같은 자들이 대상이 돼야 한다"며 "이런 반민주적인 탄압과 거짓 조작, 은폐 시도는 우리 국민의 분노와 저항만 더 키우고 윤석열의 몰락을 더 앞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남촛불행동 김지선 씨는 "윤석열 정권은 <TBS> 지원금으로 겁박해서 결국 김어준을 내쫓고, 사실을 취재하는 <더탐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고, 뒤이어 <민들레>까지 압수수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기면서 <MBC>를 탄압하고,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늘려서 보도했다고 <YTN>을 민영화하려고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언론 탄압을 멈추라고 일갈했다.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24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2023.1.28. 이호 작가

이날 촛불 대행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을 소환한 검찰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참석자들 중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대표를 응원한 뒤 촛불 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도 있었다. 곳곳에 '우리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손팻말들이 눈에 띄었다.

김빈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은 "검찰은 소설 쓰기에 집중하지 말고 지금 당장 대한민국 정치에서 손을 떼라"며 "일개 행정기관의 검사들이 대한민국 정치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지금 당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고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의전 서열 8위인 야당 대표도 소환하는데 의전 서열 순위에도 없는 김 여사는 당연히 소환하고 불응하면 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언론들을 향해서도 그는 "눈에 거슬리면 압수수색부터 하는 조폭 검찰이 두려워서 그들이 던져주는 쓰레기 각본을 주는 대로 받아먹는 개가 되지 말라"면서 "제발 언론인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버리지 말라"고 호소했다.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24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가스비·난방비·교통비 고지서' 등이 적힌 팻말을 벽에 붙이고 있다. 2023.1.28. 촛불행동 제공

'난방비 폭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시민들은 행진하면서 '난방비 내리고 윤석열도 내려와라' '민생참사 경제참사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가스비·난방비·교통비 폭탄'이라고 적힌 팻말을 몸에 붙인 시민도 있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가스비, 난방비, 교통비가 폭탄이다. 전기 요금, 가스 요금, 지하철 요금 등 각종 요금이 또 오른다고 한다"며 "오죽하면 난방비 폭탄 때문에 민심이 폭동 직전이라는 이야기를 하겠냐"고 정부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소장은 "할 수만 있다면 '평화로운 폭동'이라도 일으켜서 난방비 폭탄 문제, 물가로 고통받는 민생 문제를 최대한 빨리 이겨내고 싶다"면서 "좌, 우, 중도 모두가 모여서 모든 것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이 정권을 최대한 빨리 끌어내리자"고 했다.

시민들은 '가스비·난방비·교통비 고지서'라고 적힌 종이를 경찰 차벽에 붙이는 '상징 의식'을 하면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쳤다.

25차 촛불대행진은 다음 달 4일 오후 5시 시청역~숭례문 앞 구간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후 2시 광화문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18일에는 서울에서 5차 전국집중촛불 행사가 예정돼 있다.

 

28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4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붙이 '가스비·난방비·교통비 고지서'. 시민들은 이날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 앞에서 경찰 차벽 등에 고지서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며 집회를 마쳤다. 2023.1.28. 촛불행동 제공

한편 이날 촛불 대행진이 끝난 삼각지역 맞은 편에는 50명 안팎의 '보수' 단체 회원들이 대형 확성기를 설치하고 '이재명 구속' '윤석열 잘한다' 등을 외치며 집회를 방해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확성기로 '개딸X들아' '씨XX들아' 등의 욕설을 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