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홍준표 "전광훈·신천지 끊어야 제대로 된 보수"
"이들 정비해야 당내 민주주의 정상 되찾을 것"
"종교집단이 불순한 목적으로 책임당원 침투"
권성동 4년 전 인터뷰 '외곽 단체가 윤 후보 지지'
민주당 "의혹 제기에 국힘 모르쇠 일관…은폐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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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보수로 자리매김하려면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과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전 대구시장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이비 보수'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이에 대한 해결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이 사안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살기 위해선 '사이비 보수'로부터 탈출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한 지구당에 당비 매달 1000원씩 납부하는 책임당원은 전국적으로 평균 2000명이 안 된다. 그러나 종교집단이 불순한 목적으로 국민의힘에 중앙당 인터넷을 통해 침투하는 책임당원은 십수만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때 전광훈 목사가 신도들에게 국힘 책임당원에 가입하라고 선동한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라며 "전당 대회가 끝난 후 선출된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전 목사를 찾아가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한 것도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구시장은 "그들은 그 신도들을 동원해서 지구당 수십 개의 역할을 일사불란하게 수행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나 각종 선거 경선 후보들은 이를 무시하지 못하고 쉬쉬하며 그들에게 조아리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자기 지역에 책임당원이 침투해 있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구시장은 "지난 2021년 11월 대선 경선 후 충청 어느 지역에서 240명이 책임당원에 일시에 빠져나갔는데 모두 그들(전 목사 신도)"이라며 "그 정당은 이미 왜곡된 당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당원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명부부터 다시 점검하라"며 "사이비 보수로부터 탈출해야 야당이 산다"고 했다.
서부지법 폭동의 배후에 있다고 알려진 전 목사는 '계엄은 정당하다'며 '윤석열 어게인'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은 전 목사의 집회에 참여하면서 비판을 받으며 퇴출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전날(28일) 국민의힘과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연결성을 설명했었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시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22년 8월 경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를 경북 청도 이 씨의 별장에서 만난 적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당시)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후보를 도운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 하게 막아줘서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고 지금도 그 신도 중 상당수는 책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당내 경선이 정상화되려면 조속히 이들을 정비해야 당내 민주주의가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이 신천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021년 11월 4일 자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권성동 의원은 "이번에 좀 특이할 만한 점은 19만 명의 당원이 새로 가입했다"며 "19만 명 중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에서 신규로 가입한 당원 수가 한 11만 몇 천 명으로 62%정도 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또 윤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단체가 많다"며 "윤사모라든가, 윤공정포럼이라든가 거기에서도 수만 명의 당원들을 가입시켰다"고 했다. 권 의원이 말한 '신규로 가입한 당원 11만 명'이 신천지 조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천지 전 간부의 증언에 따르면, 2022년 2월 국민의힘 당원 가입 지시가 (신천지에서) 내려졌다고 한다. 해당자는 신천지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신도였다. 가입 이유는 '신천지가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에서 위상도 높아지기 위해'서였다. 신천지 구역장들은 구역원들에게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 번호를 언급하며 '윤석열이 당선되면 신천지가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총회장(이만희 교주)의 지시'라고 투표 독려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은 신천지 신도가 대거 입당해 경선에 개입했다는 홍 전 대구시장의 의혹 제기에 '증거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안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윤석열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열세였지만,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며 "만약 외부 종교집단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아니라 '신천지 대선 후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당원이 늘지 않았느냐는 적반하장 식물 타기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민주당 당원이 는 것이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과 무슨 상관있냐. 본질은 외부 단체의 조직적인 경선 개입 여부이지, 당원 수의 증감 문제가 아니"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진실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특정 종교 세력이 정당 경선에 개입해 후보 선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국민의힘이 '공당'을 자처하겠다면 책임 있는 자세로 의혹 해소에 나서야 한다"며 "지급처럼 의혹을 외면하고 오만방자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국민에게 정당 대접을 받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