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국민 호소 "방치하면 저들 세상"…오늘 검찰 출석

"검찰이 쓰면 그게 죄의 증거가 돼…독재 시대"

"피 흘려 만든 민주주의 파괴, 국민이 나서야"

연일 검찰 부당성 부각시키며 여론에 직접 호소

민주당도 윤석열 정권 노골적 정치 보복 부각

"대장동 검찰발 가짜뉴스가 판을 쳐…물증 전무"

2023-01-27     김호경 에디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찾아 힘줘 연설하고 있다.2023.1.2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7일 "우리가 목숨을 바치고 피 흘려 만들어 온 민주주의가 지금 후퇴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 군산 공설시장을 방문해 진행한 즉석연설에서 "유신·군사독재 시절에도 누군가를 감옥에 보내고 처벌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고, 증거를 만들려고 고문해서 가짜 자술서라도 만들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증거 필요 없고 '카더라'도 필요 없다. 그냥 검찰이 쓰면 그게 죄의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다시 국민이 주인이 아니라 소수의 권력자들이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하는 비정상 상태, 독재의 시대가 왔다"면서 "가만히 있어야 하겠나? 이제 국민이 나설 때가 됐다. 방치하면 그들의 세상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민생, 경제, 평화가 망가지고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다. 우리가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듯 한 명 한 명이 작은 실천을 해 나가면 그게 모이고 모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행사하라고 권력과 예산을 지급했더니 그 권력과 돈으로 국민에게 가해하고 나라의 미래를 망치고 있지 않는가. 누가 막아야 하나? 바로 우리가, 국민이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민생이 망가지고, 경제가 망가지고, 평화가 망가지고,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누가요? 바로 우리가 해야 합니다. 1인 1표의 민주주의, 민주공화국에서 숫자가 최고 아닙니까? 물방울이 모여서 강물이 되는 것처럼, 티끌을 모아서 태산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 한 명 한 명이 작은 실천을 일상 속에서 해나가면 그게 모이고 모여서 거대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다,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이 대표는 연설에 앞서 트위터에 '대장동 사업에서는 세금 지원 없이 5503억 원을 환수했지만, 부산 엘시티는 1000억 원의 세금을 지원했음에도 공익 환수는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그래픽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주에서 열린 '찾아가는 국민보고회'에서도 "우리가 목숨을 바쳐서, 피 흘려서 만든 민주주의가 완전히 훼손되고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국민이 아닌 검사가 주인인 나라가 됐다"고 개탄했다. 그는 "국가 권력이 공적 영역에 쓰이지 않고 사적 영역을 위해 남용된다. 이러면 다 망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회계사 정영학 씨의 녹취록을 언급한 언론보도를 보여주며 "어처구니없는 일.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해당 보도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출자한 천화동인 1호는 '유동규네'(유동규·김용·정진상)가 아닌 유 전 본부장 개인의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유동규네'의 배후에 이 대표가 있다는 검찰 주장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원들이 26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열린 '찾아가는 국민보고회'에서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3.1.26. 연합뉴스

이 대표가 연일 검찰 수사의 부당성과 정권의 의도를 부각시키며 여론에 직접 호소하는 가운데 민주당도 검찰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 대표를 엄호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정적 제거용 조작 수사'로 거듭 규정하며 검찰의 '언론플레이' 실상을 폭로하고,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정치 보복에 희생되고 있다는 점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검찰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마치 새로운 사실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언론보도가 끊이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에 맞춰 검찰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원내대표는 "출석도 전에 오락가락하는 진술과 왜곡된 일방적 진술만 흘리는 정치 검찰의 속셈은 뻔하다"며 "유례없는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먼지털기식 강압수사를 해도 명확한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하자 억지 기소를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을 겨냥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다 끝난 사건(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끄집어내 재수사하는 무리수를 뒀고, 삼류소설을 방불케 하는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옭아매는 것도 모자라 돌고 돌아 또 대장동 배임 타령을 한다"면서 "군사독재 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던 검찰권의 무분별하고 폭력적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권의 무능과 실정, 치부를 덮고 총선을 위한 유리한 여론 조성을 기획한 명백한 정치기획 수사"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부당하고 무도한 탄압을 국민과 함께 단결한 힘으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연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구체적 물증 없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관련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황당한 것은 검찰이 단 하나의 물증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대장동 일당의 엇갈린 진술들 가운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것들만 모아 거짓의 집을 지어놓고 이 대표가 그 주인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수사권 남용이자 공소권 남용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오로지 제1야당 대표 죽이기에 몰두하는 정치검찰은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당 전국청년위와 전국대학생위 소속 청년당원 100여 명이 검찰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소통위는 TV조선의 지난 16일 '정영학 녹취록' 보도에 대해 '이재명 폄훼뉴스'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단일대오로 당 대표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히 이어졌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검에 당 소속 의원들의 동행 없이 혼자 출석할 방침이다. 다만 정청래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이 연대의 뜻에서 개별적으로 따라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에 이 대표 출석을 위한 포토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2023.1.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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