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세에도…미국 GM “한국산 자동차 계속 수입”
배라 CEO “수요 높고 이익도 커 한국산 수입 계속”
4~6월 결산, 한국산 수입차 5년간 2배 이상 늘어
멕시코산은 SUV 등 일부 차종 생산 미국 이전
관세에도 가격 고정, 신차 판매 호조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고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생산된 GM 자동차들을 계속 수입할 것이라고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밝혔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뉴욕발 기사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배라 CEO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국내 수요(소비)가 왕성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M은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을 대량 수입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2025년 4~6월의 관세 비용이 11억 달러(약 1조 5200만 원)에 이르러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미국 국내에서 생산한 차보다는 값이 싸고 수익도 더 커서 계속 한국산 수입을 계속한다는 얘기다.
한국산 GM 차 미국 수입 5년간 2배 이상 늘어
22일 공표된 GM의 4~6월 결산발표에 따르면, GM은 미 국내 판매차에서 차지하는 수입차 비중이 약 50%나 된다. 지난 5월 현재까지 9개월간의 관세 코스트(비용)는 40억~50억(약 5조 5000억~6조 9000억 원) 달러로 늘었으며, 그 절반을 한국산 수입 자동차 관세가 차지했다.
미국 중국 대립을 배경으로 GM의 미 국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한국산 수입차 비중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 늘었다. 3만 달러 이하의 부담없는 가격의 한국산 차들을 수입해서 판매해 왔는데 수요가 많다.
배라 CEO “수요 높고 이익도 커 한국산 수입 계속”
일반적으로 높아진 관세를 고려해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을 우선해야 하나, 배라 GM CEO는 22일 “한국산의 수입은 계속될 것이다. 고객들의 수요가 높고, 이익에도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관세협상의 행방을 지켜보면서 한국산 차 수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이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멕시코와 한국에서 생산하는 쪽이 노동(임금) 비용이 싼 데다 공급망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GM은 거래처들에게 조달과 생산의 미국 이전을 재촉하고 있으나, 미국에 거점이 없는 기업은 현실적으로 이전하기 어렵다. GM과 거래하는 부품 생산업체의 간부는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실제로는 멕시코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싸다. 많은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산은 SUV 등 일부 차종 생산 미국 이전
GM도 5월 이후 미국에서 약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의 투자 의사를 표명했다.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다목적 스포츠카(USV) 등 일부 차종의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으나, 멕시코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관세협상을 지켜보면서 우선은 미국에서 남아도는 생산능력을 활용해 채산이 맞는 차종으로 범위를 좁혀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관세협상이 장기화하면 관세 부담이 계속 커진다.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폴 제이콥슨은 22일 “7~9월의 관세 비용은 4~6월의 그것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7월 이후에 그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에도 가격 고정, 신차 판매 호조
관세 비용이 늘고 있지만 GM은 고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인상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 22일 GM의 북미지역 연간 가격은 전년 대비 0.5~1% 인상으로 상정하고 있어서 올해 초부터 변동이 없다. 대신 연간 30%의 비용 삭감을 목표로 세워 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인상 전에 차를 사 두려는 움직임도 있어서 신차 판매가 탄탄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각사가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영향도 크다.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의 사카모토 아쓰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공급망의 상류에서 중류까지 영역에서 관세 코스트(비용)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비용을 다 흡수할 수 없게 되면 GM 등 미국기업들을 포함해서 본격적인 가격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